하나님이라는 개념없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독교인이 있을까? '아버지', '주님', '여호와', '야훼'와 같은 말도 안된다. 하나님에 대해서 어떤 명칭이나 상상도 없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기독교인이 있을까? 하나님에 대한 이름과 상상을 모두 제거하고 하나님을 만나보라고 하면 이제 그들은 어떤 느낌이나 신비한 현상을 좇게 될 것이다. 그런 것들은 모두 망상이니, 이번에는 그런 것들도 모두 지우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하나님에 대한 어떤 이름도, 상상도, 느낌도, 신비체험도 하나님이 아니다. 그런 것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하나님이라고 알고 살아온 사람에게 그것을 지우라고 하면 그는 망연자실 할 것이다. 그런 것들은 모두 우상인데도 말이다. 하나님은 그것들이 모두 사리진 그 자리에 존재한다.
하나님은 어떤 것으로 존재하는 분이 아니라, 그냥 존재한다(I am That I am). 그 존재에는 이름도, 모양도, 느낌도, 체험도 없다. 그 어떤 것도 하나님 자체를 대신하거나 표현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무(無)이거나, 텅빔, 허공 등이다. 하나님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냥 존재 자체라고 밖에.
진리를 좇는 모든 사람들은 바로 그 존재를 향하고 있다. 그 존재를 찾는 사람들에게 종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종교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상관없다. 존재는 종교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천지 사방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신이 믿는 종교 안에 속박되어 사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지난 세월 나도 그랬다는 게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한다. 그 때문에 나는 기독교를 탈출했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을 기독교에 감금시켜서 길들였던 사람들, 자신도 그 윗 세대들에게 그렇게 길들여졌고, 그 사슬로 다음 세대를 옭아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