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열렬하게 찾고 있지만, 계속하여 침묵 중에 머무는 자만이 발견한다. 많은 말들을 즐기는 자는 누구나, 비록 그가 경탄할 만한 것을 말한다 할지라도 내부는 비어있다.만일 너희가 진리를 사랑하면 침묵을 사랑하는 자 되어라. 침묵은 햇빛과 같이 하느님 안에서 너희를 비출 것이고 무지의 허깨비들에게서 너를 구출해 줄 것이다.모든 것보다 더욱 침묵을 사랑하여라. 침묵은 입으로 표현할 수 없는 열매를 너희에게 가져올 것이다. 시작할 때 침묵하도록 우리 자신을 억제해야 한다. 그러면 그 다음엔 우리를 침묵으로 이끌고 가는 그 "무엇"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침묵 중에서 생겨난 이 "무엇"을 체험하게 하실 것이다. 만일 네가 이것을 실천만 한다면 그 결과로 형언할 수 없는 빛이 네 위에 내릴 것이고 ……, 얼마 후에는 이것을 실천하는 마음 안에 어떤 감미(甘味)가 생겨나고, 몸은 거의 강제로 침묵 중에 머물도록 끌려갈 것이다.
- 토마스 머톤, 《마음의 기도》中에서, 니니베(Niniveh)의 이사악(Isaac) 글 인용 부분
토마스 머톤은 내가 20살 되던 해에 알게 되어서 20대에는 그의 책을 거의 달고 살았다. 특히《명상의 씨》는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책이다.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다운 글귀에 매료되어 흠뻑 빠졌지만 정작 그가 말하고자 하는 실체는 제대로 체험하지 못했다. 그 당시 나이가 어렸던 것도 있었고, 종교가 서로 달랐던 점도 있었다. 나는 개신교이지만 그는 천주교 수도사였다. 그의 글을 좋아했지만 관상기도가 정확히 무엇인지 실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토마스 머톤을 다시 읽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확인할 때이다. 이사악(Isaac)이 말한 그 "무엇"을 말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표현이다. 이 세계도 하나님의 표현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서 드러나시고, 나무를 통해서 드러나시고, 새소리를 통해서 드러나시고, 들에 핀 꽃을 통해서 드러나신다.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하나님은 나를 통해서 드러나신다. 내 생각, 감정, 행위, 욕망 등을 통해서 그대로 드러나신다. 하나님이 드러나실 때에는 그대로 드러나게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 드러남에는 오로지 전적인 순종만이 참된 드러남을 만들 수 있다. 그렇지않고 그 사이에 자아가 생겨서 하나님이 아닌 내가 행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하나님의 드러남은 오염된다.
우리는 굳이 하나님을 찾을 필요가 없다. 하나님을 찾는 동안은 영원히 하나님을 찾을 수 없다. 찾는 이성 자체가 하나님의 드러남인데 어디서 하나님을 찾는단 말인가? 그냥 찾기를 멈추고 존재하기만 하면 하나님으로서 나타나게 된다.
우연히 경미가 찬양하는 영상을 발견했다(노란옷 입고 첫번째 노래하는 여성). 오래 전에 봤던 영상인데 오늘 다시 경미의 노래를 들으니 참 좋다. 대전에서 경미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많이 놀랬다. 너무 목소리가 곱고 매력적이었다. 기독교 CCM을 부를 때와 달리 가요를 부를 때는 또 다른 목소리 톤을 갖고 있었다. 위 영상에서 경미의 노래 실력은 제대로 표현되지도 않았다. 경미가 서울가기 전에 나에게 참 잘 해 줬는데 나는 단지 마음으로 예뻐해주기만 하고 뭐 하나 제대로 해 준 게 없다. 그 당시 내가 사업에 번창했다면 경미를 위해서 음반도 내어주고 여러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아무것도 못 해 줘서 그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었다. 어느 날 경미는 서울로 이사를 했다. 그후 사랑의교회에서 신앙심 좋고 재력있는 집안의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해줄 수 없는 걸 할 수 있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에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안 좋은 소식을 들었다. 남편이 뇌관련 질병에 걸려서 형편이 아주 어려워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게 내가 아는 소식 전부이다. 정말 잘 풀리기를 원했는데 삶이란 참 알 수가 없다. 경미는 마음씨가 정말 곱고 착하다. 연예인 기질이 있어서 CCM 가수가 되었다면 정말 제대로 재능을 발휘했을 것이다. 교회에서만 찬양 봉사를 하는지 아니면 더 넓은 세계로 진출했는지 알 수 없지만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이창현, 김경미, 나. 2003년에 경미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영화보로 가서 찍은 사진. 사진에 나오지 않은 친구도 몇 명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