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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노트』는 저의 소박한 일상의 기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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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우리가 사는 현상 세계와 하나로 물려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전체적인 영역이다. 현상 세계에서 진리로 나아가는 길은 다양하다. 현상계 자체가 다양성을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어떤 길을 가든지 그 끝이 진리라면 제대로 가는 것이다. 자신의 길만이 유일하다고 하는 것은 아직 진리에 이르지 못한 사람이 내뱉는 말이다. 진리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이미 수 많은 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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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을 느끼며 흘긋 스치며 보게 된 찰나에 내 마음은 존재 자체에 이르렀다." - 《고백록》, 아우구스티누스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신비신학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보고 있다. 지금 중세 부분을 읽고 있는데 너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십자가의 성 요한, 아빌라 테레사, 아우구스티누스, 사막에서 지낸 수도사들, 교부들 …… 이들 모두 하나님과 합일 상태의 기도를 최상의 기도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논리, 생각, 사고, 이미지가 끊어진 순수하고 맑은 상태의 기도를 선호했다. 그 상태가 진전되면 깨달음, 하나님과의 만남, 지혜 등이 생겨난다. 요즘 내가 조사선으로 마음공부를 하면서 기독교적 방법을 내 나름대로 적용하며 길을 만들고 있는데, 이미 오래 전부터 기독교 내에서는 불교와 흡사한 방법들이 전해지고 있었다. 그 전통은 천주교 수도사를 중심으로 전해져 오고 있었는데, 나는 개신교인이다보니 그걸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오늘날 불교와 천주교가 서로 교류하는 것이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영적인 측면에서 두 종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개신교만 점점 외톨이가 되어 가는 듯하다. 내가 접한 개신교는 아주 피상적인 방법으로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있다. 내가 몰랐던 것처럼 그걸 개신교인들은 모른다. 위 구절은 아우구스티누스가 하나님과 합일된 상태를 고백록에 남긴 글이다. 저 한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음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저 한 구절, 저 표현은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는 그 찰나에 사람들이 마주하는 그 상황과 완전히 똑같다. 진리에 이르는데 기독교가 어디 있고, 불교가 어디 있겠는가? 단지 진리 하나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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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되어 있으면 서로간에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A는 B의 생각을 알 수 없다. B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 그 표현된 정도만 A가 알 수 있다. 만약 나와 하나님이 분리되어 있다면 하나님이 나를 아실까? 내 영혼이 있고, 하나님의 영이 분리되어 있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나를 아실까? 하나님이 내 속으로 비집고 들어와서 옆 사람이 들여다보듯이 들여다 보는 걸까? 그렇게 보면 보이는 것만 보지, 보이지 않는 것은 알 수 없다. 혹은, 내 영이 하나님의 영과 교집합이 되듯 겹쳐져서 서로를 느끼는 걸까? 내 영혼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한 온갖 상상을 할 수 밖에 없다. 기독교에서는 사후 영혼을 천국에 보내어야 하기 때문에 내 영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과 내가 하나가 아니다. 그런 상태에서 하나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관념이지 실재가 아니다. 내 영혼의 실체는 무엇인가? 내가 나라고 할 그것은 무엇인가? 기억...? 생각하는 작용...? 몸......? 그것들은 모두 변하고 일부분이다. <나>의 기준이라면 변하지 않는 그것이어야 한다. 변하는 것은 기준이 될 수 없다. 변하는 게 기준이 된다면 그 자체를 찾을 수 없고 다른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 <나>라면 태어날 수 없는데 어떻게 탄생 이후 <나>라는 것이 생겨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예수님처럼 우리도 탄생 이전부터 있어야 하는데(요 8:58), 탄생 전에는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게 느끼질 것이다. 나도 이런 물음에서부터 시작했다. 기독교의 가르침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알아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느니라 하시니(요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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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성게
- 의상 스님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 법성은 원융하여 두 모습 없고,
제법부동본래적(諸法不動本來寂) 제법은 부동하여 본래 고요하다.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고 일체가 끊어져,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 증득한 지혜로 알 바이고 다른 경계가 아니다.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진성은 매우 깊고 극히 미묘하여,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자성을 지키지 않고 연(緣)을 따라 이룬다.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하나 가운데 일체이고 많은 것 가운데 하나이며,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가 곧 일체이고 많은 것이 곧 하나이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하나의 미세한 티끌 속에 시방을 포함하고,
일체진중역여시(一切塵中亦如是) 일체 티끌 중에도 또한 이와 같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한량없는 먼 겁이 곧 일념이고,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 일념이 곧 무량겁이다.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구세와 십세가 상즉하면서도,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 흐트러지지 않고 따로 이룬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처음 발심할 때가 문득 정각이며,
생사열반상공화(生死涅槃常共和) 생사와 열반이 항상 함께이다.
이사명연무분별(理事冥然無分別) 이와 사가 명연하여 분별이 없으니,
십불보현대인경(十佛普賢大人境) 십불과 보현보살의 대인 경계이다.
능입해인삼매중(能入海印三昧中) 능히 해인삼매 속에 들어가,
번출여의부사의(繁出如意不思議) 번출의 여의함이 불가사의하다.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보배비가 중생을 도와 허공을 채우니,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 중생이 근기 따라 이익 얻는다.
시고행자환본제(是故行者還本際) 그러므로 행자는 본제에 돌아가,
파식망상필부득(叵息妄想必不得) 망상을 쉬지 않을 수 없고,
무연선교착여의(無緣善巧捉如意) 무연의 선교로 여의를 잡아,
귀가수분득자량(歸家隨分得資糧) 귀가함에 분수 따라 자량 얻는다.
이다라니무진보(以陀羅尼無盡寶) 다라니의 무진한 보배로써,
장엄법계실보전(莊嚴法界實寶殿) 법계의 진실한 보배궁전을 장엄하여,
궁좌실제중도상(窮坐實際中道床) 마침내 실제의 중도자리에 앉으니,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 예로부터 부동함을 부처라 한다. ※ 이 시의 마지막 구절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을 해석하면 '예로부터 임직임이 없어 그것을 부처라 한다'로 해석이 된다. 불교에서 부처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하나의 정의이다.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하나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절대자이며 신(神)이다. 기독교에서 불교를 비판할 때 우상숭배을 일삼는 종교, 자기 수련하는 종교라는 식으로 험담을 많이 한다. 특히나 목사들 설교에서 불교를 비판할 때에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불교나 부처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불교에서도 우상숭배를 무척 경계하고 심각하게 생각한다. 성격은 다르나 불당의 부처상은 기독교의 십자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십자가를 섬기면 우상숭배이듯이 부처상을 섬기면 불교에서도 우상숭배라고 한다. 본래 부처는 형상이 없다. 불교의 선에서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도 있다. 즉 형상이나 생각으로 드러난 부처는 부처가 아니라는 뜻이다.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나 이외에 다른 형상을 만들지도 말고 섬기지도 말라'라는 십계명의 그 뜻과 같다. 불교인들은 표현할 수 없고 형상도 없는 그 하나의 변하지 않는 절대자를 부처라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완전하고 하나이신 절대자를 하나님이라고 한다. 두 종교는 다른 지역, 다른 시대에 태동했다. 부처의 본질과 하나님의 본질이 다르게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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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나는 것과 인식은 하나이다. 둘 중에서 하나라도 문제가 있거나 없다면 그 드러남은 없다. 창밖으로 빗소리가 계속 들린다. 빗소리가 있고, 더불어 듣는 내가 있는가? 아니다. 빗소리가 없으면 들을 수 없을테고, 내가 없어도 빗소리는 없다. 둘은 동시에 있다. 그러니 빗소리만 있다거나, 나만 있다는 것이 함께 성립한다. 즉 빗소리는 나 자신이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단지 빗소리만 들린다. 그것은 내 마음의 공간에서 울려 퍼진다. 마음의 표현이 빗소리이고, 나의 표상이 빗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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