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우연히 고향교회(산격제일교회) 홈페이지 갤러리에서 교회사진을 발견했다. 어릴 때 추억이 느껴진다. 이 교회에서 난 엄마 모태에서부터 30살까지 다녔었다. 집이 교회 근처에 있을 때도 있었고, 걸어서 한 시간 넘었을 때도 있었지만 늘 한결같이 한 교회에서만 다녔다.
이 건물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은 6살 때부터이다. 학교 다니기 전부터 저 건물 1층에서 유치부를 다녔던 기억이 있다. 오른쪽 별관에서는 주일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난다. 교회 마당에서 놀았던 기억도 난다. 주일 오후 친구들과 모여서 저곳 마당에서 온갖 놀이를 하면서 뛰어 놀았다. 어릴 때 나의 기억은 학교보다도 교회밖에 없었다.
건물 2층은 예배당인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저곳에서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치면 아래 오른쪽 별관(사진에서는 귀퉁이만 나옴)에서 반별로 모여서 성경공부를 했었다. 그런 생활을 대학부로 옮길 때까지 했었다. 중등부 2학년 때에서는 총무를 했었다. 고등부 2학년 때에는 회장을 했었다. 그때 중고등부 총 학생수가 100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이 교회의 역사는 현재 100년 정도 되었다. 오랜 역사에 비해서 교회는 중간 정도의 규모이다. 내가 다닐 때에 교인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1000명 안팎이었다.
내가 20대 중반이었을 때 교인들 헌금을 모아서 성전건축을 했다. 옛 건물을 허물고 그곳에 다시 새 건물을 지었다(위 사진). 하지만 부실공사였다. 이웃교회 장로가 공사책임을 맡았는데 돈을 돌려 사용하느라 교회를 부실하게 아주 오랫동안 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잘 견디며 유지되고 있는 모양이다.
매년 12월 중순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했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후배 몇 명이서 저 건물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전등과 트리를 달고 건물 아래까지 늘어뜨리며 장식을 했었다. 20대에는 교회의 모든 중요한 일을 도맡아 하면서 봉사했던 것 같다. 사실 말이 봉사이지 나와 친구들은 생활 그 자체였다. 태어날 때부터 한 교회에서 살다시피했으니 집이나 다름 없었다. 내 동기 몇 명이 모두 그러했다. 재미있는 것은 내 남녀 동기가 10여명 정도 되는데, 장로를 아버지로, 권사를 엄마로 둔 친구가 5명이었다. 장로 10여명 중에서 절반이 내 친구의 부모였다. 나머지 친구 부모는 모두 집사였다. 나는 엄마만 집사였고 아버지는 그리 신앙이 깊지 못했다. 하지만 엄마 덕분에 우리 오남매는 같은 교회를 다닐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교회에 헌신했다.
요즘 교회 내부는 위 사진과 같은 분위기이다. 성도들 자리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강대상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 성가대 자리도 그대로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29살까지 난 성가대를 했기 때문에 늘 저 곳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20대에는 오랫동안 찬양선교회 단원이어서 전자 기타를 연주했었다. 주일 오후 예배 전 30분 동안 저 앞자리에서 늘 찬양을 인도했었다. 물론 나는 기타를 쳤다. 하지만 리더가 결석한 날에는 가끔 내가 찬양 인도를 리드한 적도 있다. 그런데 나한테는 좀 뻘쭘했었다.
무엇보다도 어릴 때 교회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기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