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안으로 운전면허 갱신을 해야해서 오늘 증명사진을 찍고 정형외과에서 시력검사를 했다. 십 년 넘도록 왠만해서는 내 얼굴을 잘 찍지 않았다. 2015년 봄에 자전거 타다가 한번 찍은 게 마지막이었는데, 오늘 증명사진으로 내 얼굴을 보니 무척 낯설다. 사진기사에게 얼굴 보정은 하지 말고 그대로 뽑아 달라고 했다. 굳이 나이 먹는 걸 숨길 필요도 없고, 앞으로는 이 육신에 집착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사진 따위에 굳이 마음 둘 필요는 없는 것이다. 금방은 아니더라도 정말 물질적인 것들과는 제대로 초월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물질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이 가난하게 산다는 것이 아니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마음이 물질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요즘 미국의 짓거리를 보면 정말 욕이 나온다. 멀쩡한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럭비공 같은 트럼프가 당선된 후 한반도까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간다. 어제도 미국 3대 방송국 가운데 하나인 NBC가 간판 앵커를 우리나라에 보내어 전쟁위기를 부추겼다. 현재의 상황을 보자면, 외국에서는 조만간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이란 생각을 가질 것 같다. 정작 한국인은 평온한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전쟁이 날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는데 미국은 연일 호들갑을 떨고 있다. 누가봐도 무슨 꿍꿍이가 있음이 분명하다. 창고에 묻혀있는 전쟁무기를 소비할 생각을 하거나, 사드 배치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거나, 이번 대선에 관여하려는 음모가 있거나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전시작전권이 미국에게 있으니 이런 수모를 당하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및 친일, 극우 집단들의 그같은 짓거리가 나라를 암흑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다음 정권에서 부디 전시작전권을 가져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쟁은 쉽게 나지 않겠지만, 20세기 이후 현대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전쟁에서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라 최악의 조폭으로써 그 역할을 다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찬양하고 추종하는 종교집단과 일부 사이비 시민단체 그리고 노인네들을 보노라면 답답하고 한심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음악을 듣는 동안 어떤 생각이나 상상도 하지 않고 오로지 소리에 모든 것을 맡긴다. 간혹 생각이 끼어드는 순간도 있지만 간섭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그렇게 물 흐르듯이 끼어드는 생각은 음악의 일부이다. 자연스럽게 음악의 리듬을 타고 함께 흐르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생각을 만들면 그것은 음악감상이라고 하기 어렵다. 의도적인 생각이란 작품에 대한 정보, 평가, 추억 등 소리에 집중할 수 없는 것들로 생각이 채워질 때이다. 이런 것들은 음악감상을 방해하고 음악이 소음이 되게 만든다.
세상에 맞고 틀리고가 어디에 있겠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흘러가면 맞고, 그렇지 않으면 틀릴 뿐이다. 선악의 기준, 판단의 기준이라고 설정한 것들은 모두 시대적, 지역적 방편일 뿐이다. 세상은 그냥 단일체로 흘러간다. 그 가운데 일부를 쪼개어 가치 판단의 성격을 둔 들 그것은 순전히 그때 그 상황의 이기심과 자기 위안 정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