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카이스트를 방문했다. 중앙도서관 앞에 있는 이 나무는 내가 지나갈 때마다 사진을 찍는 나무이다. 이 십 년 가까이 나와 인연이 있는 나무인데 모처럼 다시 보니 친구를 만난 듯 기쁘다.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 하면서 도서관 오른쪽 증축된 건물이다.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내부로 들어가 보았다. 옛날에는 도서관 1층에 교내 서점이 있어서 방문할 때마다 책을 사오곤 했는데 오늘은 서점을 찾을 수 없었다. 저기 2층에는 커피숍인데 '카페 아메리카노'가 3,500원이다. 그 외 모든 음료수가 3,000원 넘는다. 학생과 교수에게는 30% 할인이라는데 외부인은 돈 다 내고 먹어야 한다. 게다가 건물 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가 붙여져 있었다. 카이스트가 점점 폐쇄적으로 바뀌고 있다. 오래 전 나도 한때 관계자였는데 지금은 외부인이 되어 버렸다. ㅎ 일층에 서점이 없어졌는지 안 보여 무척 아쉽다.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 봐야겠다. 이곳 서점은 10% 저렴하게 책을 살 수 있고 포인트 적립까지 되어서 무척 좋았다.
위 정면 건물(중앙도서관 증축 건물) 2층에서 앞에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다.
'KAIST'라고 커다랗게 글씨가 세워져 있다. 아마도 이 학교 자랑이겠지? 이런 것들은 모두 길거리 돌맹이 보듯 해야 한다.
여기는 카이스트 북문 쪽인데, 1999년도부터 신기술창업지원센터가 있던 건물이다. 그때 내가 창업한 회사가 카이스트 신기술창업지원센터의 까다로운 심사를 오직 기술력 하나로 통과하여 입주 했었다. 우리 회사는 카이스트 지원 받으며 몇 년 동안 무럭무럭 성장을 했었다. 저 건물에도 잠시 인연이 있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건물과 주변 풍경은 변하지가 않는다. 지나간 것은 다 잊어야 하는데 여길 지나가면 늘 옛날 생각이 난다. 때가 되면 다 잊어지겠지~!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는데 계속 달려와서 야옹 거렸다. 돌보는 학생들이 없어서 며칠 굶은 듯 보였다. 처음에는 다른 벤치에 앉아 있더니 얼마 후 내가 앉은 벤치로 걸어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엾어서 학생회관 매점에서 고양이캔을 사와서 주니 맛나게 잘 먹었다.
나한테 고양이캔 하나 얻어 먹고서 기분이 좋은지 재롱을 부렸다.
학생회관 건물 앞 분수대. 늦은 오후 햇살에 비친 물방울에 예쁜 무지개가 폈다. 그냥 지나가다 보면 무지개가 잘 보이지 않는다. 물가로 내려와서 위치를 잘 잡아야 하는데, 무지개가 보인다는 걸 아는 사람 몇 되지 않을 것 같다. 나만 아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