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불교를 교리적으로 혹은 상이한 집단으로만 구분하는 사람들에게는 서로간에 함께 할 수 없는 종교인 것이다. 하지만 석가모니가 발견한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상이나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 혹은 성령으로 거듭남은 결국 인간을 구원시키기 위한 각자의 방편을 설파한 것이다.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옛사람이라고 이름붙인 자아가 죽어야 한다. 자아는 단지 믿음만으로는 죽지 않는다. 믿음은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거듭나지 못한다.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아가 죽어야 하는데 그것은 최종적으로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주신다. 사람은 자신의 의지로 자아를 죽이고 성령으로 거듭나지 못한다. 거듭난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고 할 자아가 없다. 즉 자아가 바람에 먹구름이 사라지듯이 사라져서 본바탕에 있던 성령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람은 없고 성령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불교에서 사람이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는 길도 예수님의 방법과 다르지 않다. 즉 에고로서 자신을 주도했던 그 자아가 죽고 본래성품인 부처가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깨달음을 통해서 가능한데, 깨달음이란 자기 자신이 바로 부처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깨달음은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자아가 죽는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부처로서 삶을 살아간다.
두 사상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기독교 :
옛사람 -> 거듭남 -> 성령(절대자)으로 삶 -> 성령으로 사는 삶이 곧 천국
불교 :
자아 -> 깨달음 -> 부처(절대자)로서 삶 -> 부처로서 사는 삶이 곧 불국토
기독교에서 말하는 옛사람과 불교에서 말하는 자아(에고)는 같은 상태를 말한다. 마찬가지로 자아가 죽어야 절대자가 드러나는 것도 같다. 최종적으로 기독교에서 사람 안에 사시는 성령과 불교에서 말하는 본래성품인 부처는 같은 존재이다. 둘 다 절대자를 말한다.
자기들만의 종교가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기본적인 실체를 알지 못한다. 서로 비방하는 것만 교육받다보니 진리를 아는 눈이 멀어버린 것이다. 물론 나도 몇 년 전까지 그러했는데 그 당시에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알지 못했다.
나는 종교화된 불교를 잘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것은 사람이 구원에 이르는 그 진리만을 아는 것이다. 요즘 기독교나 불교는 너무 개념화되어서 의외로 종교 속의 사람들은 구원과 상관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과 석가모니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고,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를 아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