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도 관상기도가 신플라톤 철학을 사용한 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인가? 철학과 언어는 어차피 도구에 불과하다.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은 성경을 그대로 전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그런데 성경을 그들의 생각으로 한번 거친다는 자체가 또 다른 관념의 그릇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즉 그들은 자신들의 사고는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성경이 드러내고자 하는 진리를 잘 담을 수 있는 사고의 틀은 무엇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내 경험상에도 사람은 관상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내 영이 하나님의 영과 같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부분도 기독교에서는 논란거리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경험되는 것을 어떻게 하나.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을 알 수 없다고 가르친다. 인간의 영은 무에서 창조되었고, 하나님과 동격이 아니며, 타락했으며,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는 하나님께 이를 수 없다고 한다. 이것은 일부 사도 바울의 교리이면서, 전적으로 칼빈의 해석이기도 하다. 그러니 관상기도를 비판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주장이 참된 이치인가 하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 나는 칼빈의 교리를 따랐다. 하지만 지난 3년 넘는 동안 진리의 길을 찾은 결과 칼빈과 사도 바울의 교리에는 상당한 구멍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지금까지 형성되어온 기독교 교리에서도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것과 맞지 않는 부분을 상당히 발견하게 되었다.
교리가 우선이냐, 경험이 우선이냐고 했을 때 나는 경험을 선택했다. 교리는 이론이지만, 경험은 삶이고 생명이고 실제이다.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데, 굳이 낡은 교리를 들고 나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금 내가 경험되는 진리는 예수님의 말씀과도 거의 같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내 경험에 적용해보면 거의 다 맞게 해석이 된다. 그런데 개신교와는 왜 충돌할까? 그것은 개신교가 그 나름의 방식대로 예수님의 말씀을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신교는 사도 바울의 교리를 전적으로 따른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말씀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고 확장해서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