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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
날짜: 2001년 05월 20일 ~ 06월 20일 (기간:32일)

26일째 - 퐁텐블로/바르비종
2001년 06월 14일

바르비종. 오후 4시 30분.

바르비종에 이르는 길은 너무나 평화로왔다. 한참을 달렸더니 사거리가 나오고 다음에는 마을이 나타났다. 두번째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20여분 정도 달리면 바르비종이 나온다.


(
바르비종 보리밭)

바르비종 가까이 이르렀을 때 넓은 들판에 보리밭이 한없이 펼쳐졌다. 밀레가 그림을 그렸던 바로 그 들판이었다. 태양에 금빛 물결을 펄럭이며 대지를 덮고 있는 보리밭을 보니 나도 모르게 흥이 절로 나서 우리 가곡 ‘보리밭’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이 기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았다.



(밀레의 아뜨리에 건물)


(밀레의 아뜨리에 내부) 

골목골목을 찾아서 ‘밀레의 아뜨리에’를 방문했다. 작은 1층 건물인데 그 안에는 밀레가 그린 데생이나 유화가 벽에 걸려 있었다. 직접 그린 그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묘한 기쁨이 감돌았다. 마침 일본 관광객들이 방문해서 이곳 현지 가이드가 일본말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바르비종을 막 벗어나 조용한 숲에 앉아 있다. 새 소리가 정겹게 들려오고 있다. 사방에는 두 팔로도 안을 수 없을 정도의 굵은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밀레나 루소 같은 화가들도 분명 이곳에 와서 사색을 했을 것이다. 그들의 흔적이 느껴지고 마음이 나와 공유되는 느낌이 든다.


오후 5시 20분.

지금까지 숲 속 길을 따라 퐁텐블로 가까이에 왔다. 이 지역은 거의 숲으로 덮여 있는데 길 포장이 잘 되어 하이킹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높은 나무 숲 사이를 달리는 이 기분 무엇으로 표현하랴!! 등에 땀이 주르르 흐르지만 내 마음은 하늘을 날아가듯 가볍다.


오후 6시 5분.

파리로 향하는 열차에 올랐다. 자전거를 6시까지 갖다 주어야 하는데 시간이 다 되어 열심히 달렸다. 한참 달리다 길이 조금 이상하여 잠시 정지하고는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할머니가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겼다. 바르비종까지 다녀왔느냐고 물으셨다. 힘들게 다녀왔다고 하니 불어로 뭐라고 하시면서 즐거운 액션을 취하셨다. 할머니께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악수를 나누고는 헤어졌다.

오늘 퐁텐블로와 바르비종 여행은 참 즐거웠다. 루이 16세와 그 이전의 왕들이 주말에 놀러와 사냥을 했다는 퐁텐블로, 나폴레옹 또한 전세계를 뒤흔들 위대한 야망을 품으며 거닐었던 울창한 숲, 내 입에서 ‘보리밭’ 노래가 저절로 나오게끔 했던 바르비종의 보리밭, 밀레의 아뜨리에와 그의 그림들 …… 모두가 너무나 소중한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내가 어찌 오늘의 이 추억을 잊을 수 있을까. 자전거를 타고 그토록 넓고 깊은 숲을 달렸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에 숲이 끝없이 우거져 있어다. 그리고 그 가운데 바르비종이라는 작은 마을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아름다운 들판과 예쁜 집들. 밀레가 이곳에서 명화를 탄생시킨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분명 위대한 자연이 그에게 고귀한 영감을 불러 일으켰음이 틀림없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밭을 일구고 추수하는 농부들의 삶의 모습은 밀레에게는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손은 그 영감에 따라 한폭의 그림을 완성시켰을 것이다. 오늘 나는 내 마음 속에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을 담고 이곳을 떠난다.


오후 9시.

파리 리옹역에서 지하철을 옮겨타고 민박집으로 가고 있었다. 7번선을 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제 이곳에서 보았던 한 동양인 여인이 보였다. 검은색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까지 내려온 둥근 얼굴의 귀여운 여인이다.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 같았다. 내가 다시 한번 보았을 때 이번에는 그녀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녀도 어제 나를 보았던 기억이 났던 모양이다. 우린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그녀는 나보다 두 걸음 정도 앞에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도 우린 지상으로 나올 때까지 그렇게 두 걸음 간격으로 나왔고 신호등 앞에서도 그녀는 내 뒤에 있다가 또 두 걸음 앞에 섰다. 조금 걷다 보니 나는 왼쪽으로 가야하는데 그녀는 직진해서 건너편으로 나아갔다. 조금 걷다가 잠깐 뒤를 돌아 보았다. 그녀는 맞은편 길에서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00시 25분.

민박집 인터넷을 사용해서 내 홈페이지와 관련 사이트에 글을 좀 올렸다. 내 홈페이지에는 꾸준히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있었다.

오늘 이곳 민박집 손님들은 모두 늦게 잠을 잘 모양이다. 부부로 오신 분은 내일 출국한다며 지금 한참 정리를 하고 있다. 청년 2명과 40대 사업가는 술 파티를 하고 있다. 나도 맥주 한 병 마시고 와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이만 자야겠다.

등록날짜: 2007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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