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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홀로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
날짜: 2001년 05월 20일 ~ 06월 20일 (기간:32일)

15일째 - 피렌체
2001년 06월 03일

2001년 6월 3일 일요일

피렌체. 오전 6시 25분.

앞으로 1시간 후면 피렌체에 도착한다. 밤열차는 역시 힘겹다. 거의 잠을 못잤다. 오늘 피곤해서 쓰러지지 않을 지 의문이다. 이 열차칸의 4명은 짐을 정리해서 벌써 나갔다. 열차 어딘가에 서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을 것이다.


오전 7시 15분.

피렌처로 다가가는 철길에 터널이 너무 많다. 수십 개를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보통은 터널이 길어도 몇초 혹은 몇십 초에 끝나지만 이곳에서는 한번 통과하는데 몇 분은 걸리는 것도 있다.
피곤해서 눈이 계속 감긴다. 큰일이다. 오늘도 강행군을 계속 해야 하는데……
유럽 아가씨가 제일 늦게 일어나서 잠시 밖에 나가더니 다시 들어와서는 내 옆에 앉아 책을 읽는다.


(
두오모 성당)

오전 10시 30분.

역과 가까운 곳에 호텔을 잡았다. 그리고 호텔에서 약 10분쯤 거리에 거대한 두오모 성당이 보인다. 두오모 성당은 흰색과 녹색 그리고 핑크색의 돌로 건축되었다. 혹시나 칠을 한 것인가 싶어 만져보니 모두 색상을 가진 대리석이었다. 이미 자연사 박물관에서 다양한 종류의 대리석을 보았기 때문에 건축에 사용되는 대리석은 금방 구별이 갔다.
지금 두오모 앞 계단에 앉아 있는데 이곳도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꽃의 성모사원”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그냥 봐도 그 화려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교회의 종탑에서 조금 전부터 약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종이 울리고 있다. 소리가 엄청나게 크다.


(산 조바니 세례당

두오모 성당 옆에는 ‘산 조바니 세례당’이 있다. 지금 내가 앉은 자리에서 보면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했던 금도금이 된, 구약성서의 이야기를 소재로 조각을 한 거대한 문이 있다. 단테도 이곳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는데……


(시뇨리아 광장

오전 10시 50분.

시뇨리아 광장 앞에 와 있다. 이곳은 베키오 궁전과 우피치 미술관 옆에 자리한 광장이다. 궁전 앞에는 다비드 상의 복제품이 오른쪽에 서 있고, 그 왼쪽에는 기마상을 한 메디치의 동상이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왼쪽에는 넵툰 분수가 물을 뿜어내고 있다. 이곳에는 일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와 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 1/3이 일본 관광객이다.

피렌체의 특징은 다른 중부 유럽의 도시와는 다르게 넓고 큰 직사각형의 돌을 바닥에 깔아 길을 만들었다. 중부 유럽의 도시 대부분은 가로 세로 20Cm 혹은 10Cm 정도의 돌을 바닥에 깔아 길을 만들었는데 이곳은 더 넓은 돌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식사를 하고 우피치 미술관에 들어갈 생각이다.


(베키오 다리)

오전 11시 15분.

우피치 미술관을 입장하는 길이 무척 길다.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베키오 다리를 건너봤다. 이 다리는 도심지를 흐르는 아르노 강에 걸쳐 있는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한다. 1345년에 재건한 것으로 다리 위 양쪽에는 보석점들이 늘어 서 있다.


 

다리 중간 쯤에 이르렀을 때 클래식 음악이 들려왔다. 가까이 가보니 여자 2명, 남자 2명이 바이올린과 첼로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경쾌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색이 그들의 손 끝에서 흘러나왔다. 다리 중간지점을 넘어서니 인파들 사이에서 신랑신부가 보였다. 이들은 막 결혼식을 올리고 함께 베키오 다리를 건너고 있는 중이었다. 지나가는 여행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모든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다리를 건너는 그들의 삶도 늘 기쁨과 행복이 함께 하리라.


오전 11시 40분.

이곳 날씨도 흐려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유럽은 비가 오려고 하면 늘 바람이 부는 것 같다. 거리를 좀 걸으니 스낵을 파는 가게가 있어 들어갔다. 콜라 한 잔과 이상하게 생긴, 마치 밀가루로 호떡을 만든 것 같은 빵에 고기 슬라이드를 썰어 넣은 것까지 합이 10,000L이다.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배가 고프니 먹을 수 밖에. 여기는 식당이나 가게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피렌체도 상당히 고풍스럽고 예술적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방문한 유럽의 도시들과는 좀 색다르다. 거리에 조각품이 많아서일까?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피렌체의 예술품을 모아 놓은 느낌이다.

빵 맛이 무척 짜다. 고기를 완전히 소금에 절인 모양이다. 이들은 이런 것도 잘 먹는 모양이다. 내가 들어올 때는 손님이 없었는데 지금은 무척 복잡하다. 빨리 나가야겠다.


(
양쪽 건물이 우피치 미술관이다. 오른쪽 건물 아래로 입구로 들어가는 긴 줄이 늘어져 있다.)

오후 12시 10분.

우피치 미술관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다. 거의 100미터는 될 것 같다. 이 지역이 관광객으로 가장 밀집된 지역같다. 미술관 계단 아래에서는 지금 팬플룻으로 영화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방금 타이타닉 주제가를 연주했다. 내 옆으로 많은 사람들이 베키오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야단이다. 이곳에서 다리가 제일 멋지게 보이기 때문이다. 다리는 여기서 약 300미터 떨어진 곳이 강을 가운데 두고 걸쳐져 있다.

조금 전에 보았던 신랑신부가 미술관 건물 사이로 걸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또 그들을 향해 박수를 보낸다. 멋지다!!
팬플룻 연주도 너무 멋지다. 방금 “We are the Word”를 마쳤다. 이제는 “외로운 양치기”를 연주하고 있다.


오후 2시 30분.

입장하기까지 난 2시간을 줄을 서며 기다렸다. 하지만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미술관이다. 제1실에는 고대 로마의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복도에도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어 방을 이동하면서도 감상할 수 있다. 제10실에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보았다. 늘 사진으로만 봤는데 실제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유리로 보호막을 해 놓아서 조금 실제감이 떨어졌다.

총 45실이 있는데 난 지금 15실까지 둘러보아다. 어제 잠이 부족해 졸음이 오고 있다. 큰일이다.

제25실에는 미켈란젤로의 <성 가족>이 있다. 요셉이 아기 예수를 마리아 뒤에서 들고 있고,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받아 어깨 위로 올리는 장면이다. 푸른색, 노랑색, 분홍색을 사용했으며, 그 뒤로 몇 사람이 양쪽에 서서 옷을 벗은 체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 26실에는 라파엘로의 그림이 몇 점 있다. 그 앞에서 일본인 가이드가 열심히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제28실에는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가 있다. 머리를 길게 풀고 하얀 알몸을 드리운 체 침대 위에 누워있는 여인의 그림이다. 침대 끝에는 개 한 마리가 잠들어 있다. 그냥 보기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후 3시 40분.

우피치 미술관을 전반적으로 다 둘어 보았다. 제대로 보려면 1주일은 걸린다는데 나는 2시간 밖에 안 걸렸다. 제대로 못 본 것이다. 부끄럽다. 하지만 어떻하랴,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도 부족하고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을……

대부분의 그림이 중세의 종교화와 성경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그림들이다. 영국의 내셔날 박물관과 맞먹는다는데……


(
산타크로세 교회)

오후 4시 35분.

산타크로세 교회에 와 있다. 교회 앞에는 넓은 광장이 있고 교회는 두오모 성당처럼 녹색과 흰색의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홀이 있어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 입구 오른쪽에는 미켈란젤로 묘가 있다. 돌을 깎아 만든 석관묘가 2미터 높이에 안치되어 있고 3명의 여인상이 관 앞에 앉아 있다.


10미터 떨어진 곳에 단테의 기념묘가 있다. 흰대리석을 깎아서 2명의 여자와 1명의 남자가 관 주위에 있는데 남자는 관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그가 단체의 조각상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곳은 바닥에도 다양한 문장으로 고딕형식의 조각을 해 놓았다. 발로 밝고 지나가는 느낌이 묘하다. 교회 구석구석에 그려진 성화가 시대의 흔적을 느끼게 해 준다. 이 교회는 조각과 미술품이 많이 있다. 간혹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고 있지만 이곳이 관광객의 명소로 전락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미켈란젤로 광장의 다비드상) 

오후 5시 30분.

지도를 따라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왔다. 이곳은 피렌체 시 동남쪽에 있는 광장으로 벨베데레 요새를 지나서 언덕으로 올라가면 된다. 나는 베키오 다리 위에 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다리를 건너서 요새가 있는 골목길을 선택해 걸었다. 양쪽에 오래된 건물들이 높게 서 있었고, 사람이라곤 나 혼자만이 비오는 골목길을 외롭게 걸어가고 있었다. 조금은 으시시했다. 벨베데레 요새가 보이자 조금은 안심을 하고 언덕을 올랐다. 언덕은 긴 돌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한참을 올라가야 했다. 언덕 위에서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행복이 보였고 꼭 쥔 손에는 세월의 정과 깊은 사랑이 엮어져 있었다.
“나도 늙으면 저렇게 살아야지!” 하고 마음으로 다짐해 보았다.

정상에 올라서니 목이 말랐다. 아이스크립을 3,000L 주고 사 먹었다. 저 앞에 ‘다비스 상’이 외롭게 비를 맞고 있다. 하지만 나도 비 맞으며 ‘다비드 상’을 맞으로 가야 한다. 외로운 두 남자가 오늘 역사적인 순간에 친구가 된다. “반갑다 다비드야!”

비가 더 심하게 온다. 반바지에 짧은 티를 입고 있는데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 모양이다. 심지어 바람까지 서서히 불고 있어 오도가도 못하고 갇힌 신세가 되었다. ‘다비드 상’은 혼자서 하늘에서 퍼붓는 비를 다 맞고 있다. 쩝~ 친구하려다 아직 못 가고 있네. 잘못하면 물에 빠진 생쥐가 감기까지 걸려서 혼이 날 것 같기에.

유럽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하루에도 몇 번 개었다 비왔다 한다. 지금도 피렌체 중앙에는 파란 하늘이 보이고 비도 오지 않는다. 이곳 북쪽에만 한없이 쏟아 붙는다. 조금 전에는 우피치 미술관 앞에서 비를 맞고 도망가야 했다.

방금 한 그룹의 대머리 군단이 내 뒤를 지나 탁자에 앉았다. 검정색 정장을 한 7명이 모두 대머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예쁜 아가씨가 하나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엄청 큰 소리로 자기네들끼리 흥겨움에 빠져 난리다. 설마 이탈리아 마피아는 아니겠지….?

방금 3,000L 주고서 샌드위치 하나를 샀다. 그리고 야외 탁자에 앉아 먹고 이다. 별 맛은 없지만 그나마 살기 위해서 먹는다. 이게 저녁이라니…… 힘겹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멋지다. 여긴 하늘에서 줄줄이 물이 세는데 건너편에는 햇빛이 내리쬐고 있어 바로 앞에 있는 요새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묵직하게 앉아 있다. 정말 이런 건 그림으로 그려야 하는데 아깝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무척 활달하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다.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는 없어서 모두 잡음으로 들리지만 그나마 내가 예쁘게 봐 주고 있다.

방금 웨이터가 내 옆을 지나가면서 “No service” 그런다. 무슨 일인가 싶어 상황을 살펴보니 그의 손에 술병과 술잔이 들려있는 것이 보인다. 내가 뻔뻔하게도 남의 야외 탁자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레스토랑 야외 탁자가 샌드위치를 샀던 가게와 함께 붙어 있어 같은 곳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줬다.
드디어 날씨가 맑아지고 있다. ‘다비드 상’이 햇빛을 받아 기지개를 편다. 나도 이제 가야지!!


 

광장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는 대단하다. 방금 비가 그쳐서 촉촉한 건물들이 태양빛에 비치어 윤기가 흐르고 있다. 사람들이 그 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모두 나와서 도시를 감상하고 있다.
등록날짜: 2007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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