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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
날짜: 2001년 05월 20일 ~ 06월 20일 (기간:32일)

7일째 - 쾰른/하이델베르그
2001년 05월 26일

하이델베르그 열차안. 오후 1시 43분.

오후 1시 28분에 열차에 올랐다. 시설이 상당히 뛰어나다. 여승무원이 와서 유레일패스를 확인하고는 내 머리 위 선반에 얹혀있는 배낭을 보고는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다. 하이델베르그까지 간다고 했더니, 나에게 머라고 말을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눈치로 그냥 ‘옆의 빈자리가 많으니 가방을 내려서 두는 것이 어떠냐’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 안전 때문에 그러나 싶었다.

독일 사람들의 생김새는 북유럽 사람들과는 좀 다르다. 북유럽 사람들은 정말 남녀 할 것 없이 인형처럼 예쁘고 멋이 있었다. 하지만 쾰른에서 본 독일 사람들의 느낌은 조금 날카로와 보였고 유머러스한 그런 경쾌하고 밝은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좀 경직되어 있다고나 할까……

하이델베르그에는 4시경에 도착한다. 아직 2시간 정도 남았다. 방금 어떤 할머니 한 분이 한참 자리를 두리번거리다가 내 앞에서 잠깐 멈춰서더니 웃으며 혼자 독백을 하시고는 내 앞자리에 그냥 앉으셨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이상하다 싶어 내 머리 위를 올려다봤더니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보통 유럽 열차는 미리 예약을 하면 이름표를 자리 위에 붙여 놓는다. 할머니께 무척 죄송스러웠고 미리 확인하지 못한 내가 무척 부끄러웠다. 어제부터 계속해서 실수의 실수를 거듭하고 있다. 인생이 이토록 미완성이니 때로는 내 스스로가 한탄스럽다.

독일의 전원 풍경도 만만치가 않다. 시골인데도 모든 집이 동하 속에서나 나오는 예쁜 집이다. 모양도 그렇거니와 색상과 구조가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 나라에서는 멋진 호수 주변의 레스토랑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자리가 가시방석인 것 같아 주변을 살펴보았다. 한 줄에 세명이 앉을 수 있는데, 왼쪽에는 두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좌석, 오른쪽에는 한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다. 그리고 이 오른쪽 일인석은 거의 대부분 예약이 되어 있다. 그래서 난 짐을 챙겨 이름표가 없는 자리로 이동을 해서 앉았다. 마치 도둑질을 한 것처럼 남의 자리가 이렇게 불편할 줄 미처 몰랐다.


라인강. 오후 3시.

라인강을 따라서 열차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처음에는 무슨 강인지 잘 몰랐는데 내가 독일 여행서적에서 보았던 그 예쁜 성들이 나타나지 않겠는가. 그래서 깜짝 놀라며 자리를 옮겨 창가로 다가가서 밖을 유심히 살폈다. 그 유명한 로렐라이 언덕이 보였다.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실제로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강 언덕에 세워진 수많은 성들, 여행 책에서 보았던 모레 위에 세웠다던 예쁜 하얀 성도 보았다. 정말 보고 싶었던 라인강의 풍경이었는데 내가 지금 그것을 본 것이다. 이것이 정말 꿈이 아닌 것이 난 지금 무척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을 보려고 난 10년을 넘게 기다렸었다.

강에는 유람선이 상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수많은 관광객을 품고 의엿하게 물쌀을 가르며 나아간다. 강가에는 종종 옷을 벗고 물과 태양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정말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라인강 유람은 Koblenz와 Mainz 사이에 절정을 이루는 것 같다. 방금 Mainz에 도착했다(오후 3시 12분). 그리고 내가 라인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본 것은 오후 2시 30분부터 3시까지이다.


오후 3시 25분.

철도를 중심으로 해서 왼쪽은 라인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오른쪽은 포도나무가 언덕 전체를 뒤덮고 있다. 여기서 보니 작은 포도 나무인 듯한데 줄을 긋듯 반듯하게 열을 맞추어 심겨져 있다. 아름다운 농촌의 풍경이다.

조금 전에 그 할머니 자리를 보았더니, 할머니 위 선반에 이름표가 붙어 있다. 내가 자리를 옮기자 여승무원이 그것을 빼내어 막 할머니 자리에 다시 붙여둔 것 같다. 아직도 내 얼굴은 그 일로 인해서 화끈거리고 있다.

나와 두 자리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나와 마주보고 있는 독일 아저씨가 한 분 있다. 조용히 신문을 보기도 하고 어쩌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신문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 쉴새없이 먹는다. 조금 전에 뭔가를 열심히 먹었는데 신문을 보는가 했더니 지금 또 샌드위치와 캔 맥주를 먹고 있다. 마치 돼지 같다. 난 겨우 빵 한 개와 콜라 한 병으로 점심을 때웠는데……


오후 5시 30분.

하이델베르그에 와 있다. ‘한국관’이란 식당 겸 민박을 하는 집 앞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런치타임이라고 해서 자체적으로 쉬는 모양이다. 오른쪽 골목으로 성령교회가 보인다. 붉은색을 띠는 큼직한 돌을 쌓아 벽을 이루고 있고 지붕은 삼각형으로 검은색을 칠했다. 그리고 정면에는 높은 시계탑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중앙역에 내려서 33번을 탔다. 버스 요금은 3.50DM이다. 운전기사에게 표를 사서 두발짝 내디딘 다음 머신에다 그 표를 찍고서 자리에 앉았다. 약 10분쯤 오른쪽으로 버스가 달려가자 고시가가 보였다. 그리고 산 언덕에 하이델베르그 성이 보였다. 여행을 오면서 준비한 자료의 설명서에 맞게 시청 뒤에서 내려서 민박집 ‘한국관’을 찾았다.

런던 민박집 ‘사우스파크’ 에서 보았던 20대 아가씨 두 명을 만났다. 오후 3시 전에 이곳에 와서 자신들은 이미 하이델베르그 성과 학생감옥을 돌고 왔다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저녁을 먹고 하이델베르그 관광에 나섰다.

 


('칼 데오도르 다리'에서. 저 뒤에 하이델베르그성이 보인다.

오후 8시.

철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칼 데오도르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을 올라가는 길이 하나 보인다. 작고 낡은 표지판에는 ‘Philosophenweg’라고 쓰여있고, 산을 오르는 바닥은 시내와 같이 돌을 깔았다. 그리고 길 양편으로는 돌을 쌓아 담벽을 만들어 놓았다. 폭이 1미터 조금 넘는 정도여서 두 사람이 함께 겨우 오를 수 있는 정도이다. 산 중턱까지 올라가면 산 아래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도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철학자의 길) 

철학자의 길은 헤겔이나 칼 야스퍼스 같은 철학자가 사색을 하며 이 길을 걸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직접 걸어보니 산 중턱까지는 좀 가파른 길이었다. 사방은 돌담으로 인해서 마치 미로를 지나는 느낌이었으나 산 중턱까지 이르게 되면 훤하게 트여서 하이델베르그 전경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 올라가는 동안에는 힘도 들고 생각도 많이 하게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철학자의 길 산 중턱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경치를 즐기는데 바로 옆 벤치에서 일본 여자로 보이는 아가씨가 무언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옆으로 지나면서 살짜기 살펴보니 연필로 하이델베르그 시가지를 그리고 있었다. 정말 멋지게 그렸다.

오르는 것은 힘겨우나 내려가는 길은 순식간이다.


(철학자의 길을 올라서 시가지를 내려다 본 풍경)


밤 12시.

오후 9시가 지나서 이곳에서 민박을 하는 사람들이 함게 모여서 칼 데오도르 다리 옆 카페에서 생맥주를 한 잔씩 마셨다. 그리고 다리 위에서 야경을 즐겼는데 하이델베르그 성이 노오란 불빛을 받아 환상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밤은 늘 사물을 위장시킨다. 그러나 그 거짓이 전혀 밉지가 않다. 사람은 때때로 거짓을 알면서도 그것을 믿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하이델베르그에서 만난 여행친구들) 

밤에는 사진이 어둡게 나와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냥 두 팔을 벌리며 모든 야경을 내 눈과 가슴에 담고자 했다. 옆에 있던 여행친구가 그런 내 말을 듣고 참 멋지다고 했다.

등록날짜: 2007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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