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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
날짜: 2001년 05월 20일 ~ 06월 20일 (기간:32일)

6일째 - 브뤼헤/브뤼셀
2001년 05월 25일

브뤼헤, 2001년 5월 25일 금요일

현재 오전 9시 25분.

지금 부뤼셀로 가는 열차에 올랐다. 열차는 이제 막 출발을 시작했고 서서히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 막 승무원 2명이 1등석 열차칸을 열고 티켓 검사를 하고 있다. 내 앞의 동양인 젊은이는 2등석 티켓을 갖고 앉아 있다가 2등석으로 보내어졌다. 난 유럽에서 처음 타는 열차여서 내게도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약간의 조바심을 가졌다. 승무원은 약간 살이 찐 중년의 부인이다. 그녀는 내 유레일패스를 찬찬히 살펴보더니 “Thank you” 하고 가버린다. 휴~~ 어제부터 워낙 급작스럽게 일이 벌어져서 하나하나 살피지 않으면 무슨 일을 당할 지 알 수가 없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환전소에서 조금 전에 Belgium 돈으로 환전을 부탁했는데 일부만 되고 나머지는 일본돈으로 돌려받았다. Belgium에 가서 다시 환전하라는 얘기같은데, 처음에 멋모르고 받아왔다가 나중에 살펴본 것이 이중의 수수료를 소비하게 된 것이다. 같은 실수는 한번으로 그쳐야 한다. 어제 오늘 계속 새로운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어제 오늘 내가 저지른 실수들…
1. 숙소를 미리 파악해서 예약하지 못했던 점. 잘못하면 길에서 자거나 엄청난 숙박비를 감당해야 한다.
2. 환전시 환전할 돈을 꼭 종이에 표기해서 보여줄 것. 이번처럼 환전할 돈을 환전소에서 충분히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엉뚱한 나라의 돈으로 받을 수 있다.

기차를 타기 직전에 샌드위치를 먹었다. 시장기는 면해서 이제 배는 그리 고프지 않다.

암스테르담 역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돌아가면 Internatial이라는 사무소가 있다. 그곳에서 유레일패스 시작 스템프를 찍을 수 있고 열차 예약도 할 수가 있다.(배낭여행 가시는 분들 참고하세요.) 그리고 짐을 코인락커에 보관하려면 중앙역 안에서 오른쪽 끝으로가면 된다.


오전 11시 3분.

네델란드의 Roosendaal을 지나고 있다. 이 역을 벗어나면 이제부터는 벨기에이다. 어제 제대로 잠을 못 잔 탓인지 졸음이 많이 왔다. 간간히 눈을 붙이니 개운하다. 1등석도 이제는 사람들로 많이 복잡하다. 앞으로는 가능한 일찍 기차를 타서 이동하도록 해야겠다. 기차는 무척 긴데 일등석은 고작 하나다.

기차 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시원스럽다. 이곳의 경치는 우리나라의 경치와 비슷하다. 단 집만 빼고. 푸른 목장이 참 시원스럽다. 멀리 젖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유럽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모두 여유를 잃지 않고 있는 듯 하다.

Essen 역에 도착했다. 이 역은 조그마한 역이다. 사람들의 이동도 거의 없다. 지금 열차가 계속 정지해 있고, 맞은편으로 열차가 하나 들어온다. 갑자기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서로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암스테르담을 빨리 벗어나서 기쁘다. 별로 나를 즐겁게 하지 못한 도시다. 상황은 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 자신이므로 순간순간 정확한 판단을 하지 않으면 좀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때로는 나의 부주의가 화를 자초할 수도 있으나 결과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나쁜 결과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며칠째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정확한 판단과 사전의 정보수집이었다.


오후 1시 30분.

Bruxelles에서 Brugge로 가는 열차에 올랐다. 시간표를 잘 찾지 못해서 현지인에게 물어서 승차했다. 역에는 노란색 열차 출발 시간표가 있지만 그곳에는 Brugge가 보이지 않았다. Brugge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

Brusselles 중앙역에서 환전을 했다. 일본 화폐 7,000엔을 모두 벨기에 돈으로 바꾸었는데, 환전소를 잘 몰라서 화장실에서 돈을 받는(1회 사용료 10BF) 아저씨에게 물어서 찾아갔다. 그분은 친절하게도 나를 환전소까지 안내해 주셨다. 그래서 나는 목에 힘을 주어 “Thank you” 라고 감사의 말을 했다.

방금 승무원이 기차표를 확인하고 지나갔다. 열차 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참 멋있다. 네델란드와는 전혀 딴 모습으로 아름답게 전원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 오후 2시를 지나고 있는데 Brugge까지 절반 거리인 Gent에 와 있다. 다음 정차역은 Brugge라고 열차에 표시가 들어왔다. 무엇이든 이곳에서는 정확하지 않으면 긴장이 된다. 잘 살펴야 해.



(브뤼헤,
Brugge)

Brugge. 오후 4시 10분.

옆 교회에서 종이 울린다. 조금 전에 마르크트 광장에 도착하여 지금 그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마르크트 광장에는 큰 종루가 50미터 넘게 솟아있고 그 주변에는 아름다운 건물들로 둘러쳐져 있다. 그리고 뒤쪽에는 레스토랑이 즐비하게 서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앉아 광장을 바라보며 경치를 즐기고 있다.

도시 전체가 마치 고성과도 같아 참 아름답다. 특히 교회는 대부분 수백 년이 지나서 장엄하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붉은 벽돌을 쌓아서 만들어져 있다.

오늘은 여기에서 숙박을 하려고 했으나 관광객이 너무 많아 어려울 것 같다. 일단 브뤼셀로 돌아가서 그곳에서 호텔을 잡아야겠다.




오후 4시 40분.

St. Salvatorskathedrale라는 500년 된 교회에 와 있다. 중앙에는 커다란 홀이 있고 사방에는 스테인드글래스와 중세 기독교적 화풍을 담은 그림들이 늘려 있다. 높이를 보니 족히 50미터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천장의 아치에서부터 양쪽으로 가지런히 내려오는 벽줄기는 석공의 예리한 손놀림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가만히 건물의 돌과 나무들을 만져 보았다. 이렇게 오래된 것을…… 어떻게 이토록 섬세하게 건물을 지었을 수 있었을까? 내 가슴이 잠시 동안 뭉클해졌다. 내 손이 돌에 닿는 순간 난 시대를 잊고 중세로 빠져든 듯한 착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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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2007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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