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17일 일요일
(오르세이 미술관)
오후 5시 45분.
오르세이
미술관은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고흐의 그 물결치는 듯한 그림에 반해서 한참을 뚫어지게 바라보왔고, 밀레의
‘만종’은 정겨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며칠 전에 ‘만종’의 무대인 바르비종을 내가 다녀왔으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으랴.
(밀레의 만종)
그
외에 모네와 내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보았다. 오르세이 미술관은 루브루박물관 보다는 더 아담하다. 역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는 하나 나름대로 건물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내부를 꾸민 것 같다. 내 마음에 드는 곳이다.
(밀레의 그림들)
(마네)
(고흐)
(고갱의 그림 앞에서)
식사할
곳을 찾지 못해 과자로 간단히 때우고 로댕이 살았던 집인 ‘로댕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미 예전에 로댕에게 끌렸던 바가 있어
관심있게 그의 작품을 둘러 보았다. 이곳은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많은 작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그의 조각을 보느라면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로뎅의 작품. 작품명이 '키스'였던가?)
그의 작품 대부분은 남녀간의 관계와 사랑을 주제로 한 것 같다. 에로티시즘이 한 예술가에 의해서 이토록 승화되어 나타나는 경우는 처음본다.
건물 1층에서 그의 삽화집을 한 권 샀다. 이것은 국내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책이다. 조각을 하기 전 혹은 그냥 데생을 하기 위해서 그렸던 그림 같다.
지금은 뒤뜰로 나와서 좀 쉬고 있다. 이곳에 온 젊은이들도 주변에 많이 쉬고 있다. 잔디밭이 좋아서 금방 잠이 올 것 같다.
(생각하는 사람)
새벽 2시.
저녁에
민박집에 와서 저녁을 이곳 사람들과 함께 먹고 밤 9시가 넘어서 여섯명(남자 넷, 여자 들)이 세느강 유람선을 타로 갔다. 밤
10시 30분 배를 탔다. 야경을 보기 위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배에 승선해 있었다. 우리는 윗층 뒷자리를 잡아서 앉았다. 배가
출발하자 파리의 전경이 펼쳐졌다. 시템섬과 생로이섬을 한바퀴 돌아서 에펠탑을 지나 되돌아 오는 코스였다. 에펠탑을 지날 때가 밤
11시였는데 시간에 맞추어 2000 개의 전구가 일시에 반짝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에펠탑이 불꽃에 더욱 아름다움을 발산했다.
10분 동안의 발광을 마치자 에펠탑은 평온한 모습을 다시 찾았다.
(로트르담 성당 앞에서)
(야외 카페에서 포도주 한 잔 씩)
민박집에 돌아오니 이곳에 왔던 여행객들이 모여 주인집 아저씨와 술을 함께 마시고 있었다. 나도 그 가운데 끼어서 함깨 맥주를 한 병 마시고 지금까지 얘기하다가 이제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
여러
명이 함께 관광을 하니 글 쓰기가 쉽지 않았다. 혼자 있으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참 좋은데, 여럿이 같이 다니면 개인
행동 하기가 어려워 그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내일은 마지막 관광이니 혼자서 다녀야겠다. 아직 둘러보지 않은 곳을 골라서
다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