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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째 - 퓌센

2001년 5월 29일 화요일


(노이슈반스타인 성

오전 8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유스호스텔을 잡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오전 7시인데도 방이 다 차서 오늘도 예약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제 밤에 갔었던 곳 ‘4You Munchen’은 어쩌면 오전 11시 이후에는 방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난감했다. 할 수 없이 다른 호텔을 찾아나섰지만 어제 묵었던 호텔의 2배 가격을 부른다.

다시 되돌아왔다. 나 혼자서 하루 더 묵어야 하는데 얼마를 내면 되냐고 물으니 90DM이란다. 그냥 하루 더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

호텔에 짐을 내리고 나와서 역으로 향했다. 프라하 행 쿠셋을 예약했다. 뮌헨에서 프라하까지 쿠셋 2등석 일반 가격으로 61.40DM(예약비 27DM 포함)이다. 20대 초반이면 가격이 더 싸다.


오전 9시.

지금 퓌센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랐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YH 예약 때문에 설쳤더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물(2.50DM)과 빵(2.30DM)을 하나씩 사서 먹었다. 그리고 지금 잠깐이라도 눈을 좀 붙여야겠다.


퓌센가는 열차에서. 오전 10시 30분.

잠깐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퓌센까지 이제 20여분 남았다. 푸른 초장이 언덕의 물결을 넘어 계속 출렁이더니 저 멀리 하얀 옷을 입은 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은 침엽수가 많이 보인다.

열차가 자주 경적을 울린다. 좁은 철길에 동물들이 나다녀서일까? 하늘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자 하얀 선이 하늘을 두 도막 낸다. 그러다 점점 그 틈이 넓어지면서 커지더니 이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곳은 집들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처럼 예쁘다. 그리고 목장이 종종 보이는데 동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기에 너무 좋은 곳 같다. 저 멀리 눈 덥힌 산의 경치가 장관이다.


(
노이슈반스타인 성 정문 앞에서)

오후 3시 15분.

퓌센에 도착해서 약 15분 정도 버스로 이동하여 노이슈반스타인 성 아래에 있다. 성까지 올라가서 내부를 보려면 산 아래에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학생증이 있으면 12DM이고 그렇지 않으면 14DM을 내어야 한다.

우선 티켓을 구입하고 약 40분 정도 산을 올랐다. 산은 아스팔트로 되어 있어 오르기에 그다지 힘겨운 길은 아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오르막이 이어지니 다리에 무리가 가는 것은 사실이다.

성 입구까지 오르니 멀리 퓌센의 모든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을 옆으로 푸른 빛을 띤 넓은 호수가 하나 보이고, 그 옆으로 작은 호수도 하나 보였다. 성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다. 성은 루드비히 2세가 1886년에 지었다고 한다. 이 높은 곳에 이런 백조 같은 성을 지을 생각을 했다니……

 

성을 돌아서 뒤로 가면 양쪽 절벽을 이은 구름다리가 있다. 그곳에서 성을 바라보면 사진에서 즐겨보던 그 풍경이 실제로 나타난다. 내가 도착하니 어떤 옛날 중세 차림의 복장을 하고서 관광객과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그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산을 내려오는 것은 올라가는 것보다는 쉽다. 그리고 처음 티켓을 구입했던 곳 뒤쪽으로 넘어서면 아름다운 호수가 하나 있다. 지금 나는 그 호수가 벤치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이곳의 자연 경관이 너무 좋아서 호수와 계곡과 산이 모두 그림 속에서나 나옴직하다. 멀리 높은 산들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의 수면이 스쳐가는 바람에 출렁이고 있다. 호수가 잔디밭에는 젊은 남녀가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호엔슈반가우 성

호수 쪽으로 넘어오면서 산 중턱에 있는 호엔슈반가우 성을 보았는데 외형은 많이 낡아보였지만 성 안에는 많은 전시물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난 방문하지 않을 생각이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기도 하고 굳이 방문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오후 4시 25분.

잔디밭에 누웠다. 뜨거운 햇볕과 시원한 바람의 조화 속에서 몸이 사르르 녹아 들어가는 느끼며 잠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오늘 함께 동행한 일행이 아이스크림 먹자는 소리에 깼다.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진 호수가 조금 전의 홋수와 너무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2DM 주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었다. 독일에서 처음 먹어보는 아이스크림이다.

방금 버스가 와서 퓌센까지 2.60DM 주고 올라 탔다. 노랑머리를 하고 뺨에 크고 까만 점이 있는 젊은 아가씨가 씩씩하게 걸어와서는 내 옆 자리에 앉는다. 앞뒤로 자리가 엄청 많은데…… 버스가 거의 다 찼다. 곧 출발할 것 같다. 이곳에서 퓌센으로 가는 버스는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있다. 지금 버스는 오후 4시 41분에 떠나는 버스다.


오후 5시 30분.

퓌센에서 다시 뮌헨으로 기차가 달려가고 있다. 내가 탄 1등석 6인실에 한 동양인 아가씨가 짐을 들고 헐떡이며 들어왔다. 그냥 창 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가 ‘한국인이세요?’ 하고 묻는다. 그녀도 한국인이었다. 이곳 퓌센에서 이틀 지내고 오늘 프라하로 떠난다고 한다. 이곳에서 그녀는 자전거로 퓌센 전 지역을 하이킹 했던 것 같다.
열차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경적을 울리며 달리고 있다. 간이역마다 잠시 섰다가 차장이 호루라기를 불면 열차는 또 열심히 달리기 시작한다.


호텔에서. 오후 9시.

함께 여행했던 일행과 함께 소시지와 빵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헤어졌다. 그들은 오늘 프라하로 떠난다. 나는 내일 짤즈부르그로 갔다가 다시 뮌헨으로 와서 밤 11시 지나서 프라하로 떠날 예정이다.

뮌헨은 물가가 비싸서 호텔에 묵는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만약 내가 학생이라면 도저히 꿈도 못 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내가 굳이 굶어가면서 여행해야 할 이유가 없어 이렇게 지내지만 정말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호텔에 들어오면서 앵두와 사과 2개를 사왔다. 지금 먹으며 일기를 쓰고 있는데 사과 맛이 참 좋다. 앵두는 1.5Kg을 샀는데 벌써 절반을 먹었다. 여행 중에는 과일을 먹어주는 것도 입맛을 살리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늘 빵만 먹었더니 이제는 슬슬 물리기 시작한다.

과일을 맘껏 먹었더니 배가 부르다. 창 밖으로 서서히 어둠이 장막을 내리고 있다. 사방이 건물로 둘러 쌓여있어 이곳 창가는 운치가 하나도 없고 답답하기만 하다.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시간이 조금씩 지날 때마다 나를 스쳐 지나가는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씩 생각나다. 그들은 모두 나름대로 열심히 다 잘 살고 있겠지만, 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내가 가장 소중히 했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니 가장 생각나는 것은 바로 그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어떤 것보다도 사람을 가장 소중히 해야 한다. 

 

 

 

이    름 :무용
날    짜 :2007-08-29(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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