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회원가입 | 로그인
국내여행
해외여행
국내지역
해외지역
[초기 여행기록]
2001유럽배낭여행일기
2001유럽배낭여행사진
해외여행사진
> 여행 > 국내여행
12일째 - 프라하

2001년 5월 31일 목요일

오전 6시 45분.

침대열차(쿠셋)은 처음 타본다. 그런데 느낌부터 먼저 말하면 별로 좋지가 않다. 어제밤 11시 10분 나는 프라하로 떠나는 한국인 아가씨 3명과 함께 한 팀이 되어 열차에 올랐다. 그리고 바로 티켓(유레일패스와 쿠셋 예약티켓)을 차장에게 맡기고 잠 잘 준비를 했다. 그렇지만 열차 안이 너무 더워서 바로 자지 못하고 4명이 누워 약간의 얘기를 나누다가 그렇게 잠이 든 것 같다.

새벽 3시 15분경에 체코 국경을 넘은 것 같다. 갑자기 여권 검사가 시작되었고 급하게 일어나 여권을 복대에서 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조금 전에 일어났는데 허리가 아프다. 난 아래 자리에서 잤는데 폭이 좁아 바닥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다 바닥이 고르지 못해 어떻게 몸을 잘 가누지 못해 허리에 약간 무리가 간 듯하다.



오전 11시.

나와 함께 동행을 하게 된 숙녀분들은 두산그룹에 근무하는 아가씨다. 프라하에서는 일정이 같아서 함께 숙박을 잡고 동행을 하기로 했다. 역에서 내려 구시가지를 걸어가고 있는데, 이곳 중년 부인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숙박 흥정을 해왔다. 자신의 집에 대한 사진과 숙박을 했던 한국사람들의 소개글도 보여주었다. 사진의 민박집을 보니 대체로 시설이 깔끔하고 좋았다.

일박에 일인당 35kc로 결정하고 숙박을 하기로 했다. 생각대로 쾌적하고 시설이 괜찮았다. 3인용 방은 세 명의 숙녀분들이 사용을 하고, 다른 한 방은 나 혼자서 쓰기로 했다.

아침을 이 아가씨들이 산다고 한다. 어제 밤기차에서 내가 함께 같은 열차칸에 동행해 준 것에 대한 감사로 그렇다고. 덕분에 햄버거랑 콜라를 맛있게 먹었다.

어제 난 2등석 쿠셋을 예약했었다. 그런데 이 숙녀분들은 여행이 초행이라 밤열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그래서 세 명이 일등석을 예약해 자신들만 열차 칸에 있게 된 것이다(쿠셋의 일등석 이등석 차이는, 일등석은 4명까지, 이등석은 6명까지 한칸을 이용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다). 하지만 여자들만 있어 조심이 많이 되었든지 나에게 함께 동행할 수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나도 함께 동행하는 사람이 있어 좋았으므로 흔쾌히 응하고 같은 1등석에 합석을 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네 명은 프라하의 여행을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다.

세 명의 숙녀분들은 내일 저녁에 뮌헨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나는 아침 일찍 빈으로 떠나야 한다.

아침에 프라하에 이르렀을 때 이곳 분위기가 대체로 어두웠다. 건물도 오래된 것이 많은데다 전반적인 도시의 색상이 가라앉은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람들의 분위기도 좀처럼 쾌활한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 이른 아침에 비가 조금 왔었는데 그것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햇살이 밝게 내리비치고 있다. 아직 비를 맞은 적이 없으니 좋은 여행이 진행되고 있는 편이다.

오늘은 호텔에 묵을려고 했었는데 좋은 민박집을 알게 되어 기쁘다.


오후 3시 10분.

노천광장에서 우린 함께 식사를 했다. 모처럼 칼로 고기를 썰어 먹고자 가격을 보았는데 무난했다. 그래서 모두 포식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보니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식사 전에 식빵이 나왔었는데 그것은 그냥 서비스가 아니라 가격에 포함된 주문되지 않은 빵이었던 것이다. 옆 테이블에서도 한 중년 신사가 식사값보다 더 많은 가격이 나오자 화를 내면서 나가버린다. 우리는 좋은 기분으로 여행을 하기로 하고 식사값을 나누어서 지불을 했다. 식사는 맛있게 했기 때문에 그냥 조용히 만족하며 하루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구시청 광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광장까지 왔을 때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건물 아래로 자리를 옮겼다. 우산이 숙소에 있는데……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모두 비를 피하느라 무척 분주하다. 천둥이 계속해서 친다. 내 몸은 점점 추워지고 지금은 잠까지 온다.


(
프라하 왕궁 앞에서)

오후 5시.

프라하 왕궁으로 올라갔다. 아주 뛰어난 석조 건물이어서 유럽에서도 정평이 나 있는 모양이다. 뒤쪽으로 큰 길이 있어 차도 왕궁 입구까지 갈 수 있으나 우리 일행은 돌계단을 올랐다. 조금 오르려다 보니 왼쪽에 인터넷 까페가 보였다. 성을 내려오면 30분만 사용하자고 다수결로 결정을 했다.

근위병 교대식이 있었다. 버킹컴 궁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초라했지만 - 3명이 교대식을 했다 – 나름대로 위엄을 갖추었다.

 

왕궁에서 프라하 시내를 내려다보는 광경은 대단했다. 바로 앞으로는 구시가지가 온통 붉은 기와로 도시 전역에 뻗어 있고, 그 사이에 도시를 가르는 강을 카펠교가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누워 있었다.


오후 5시 30분.

인터넷 까페에 잠시 들렀다. 내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그 사이에 여러 사람들이 소식을 남겨 놓았다. 일일이 다 답변할 수가 없어서 오늘은 간단한 생활 얘기와 로마까지의 일정을 남겼다.


(
카펠교 위에서 진선애씨와 함께)

오후 11시 30분.

광장에서 소시지와 맥주로 저녁을 대신했다. 갑자기 강한 바람이 계속 불어와 짧은 티셔츠만 입고 있는 나로서는 감기가 들 정도였다. 진선애씨가 그런 나를 보고 걱정이 되었던지 저쪽 골목에서 긴 팔 티셔츠 파는 것을 보았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 그리고 난 가슴에 그림과 ‘Prague’라는 글자가 세겨진 회색 셔츠를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걸 입으니 추위는 많이 사라져서 다니는데 어려움은 없었으나, 마치 서울에서 커다랗게 ‘서울’ 이라는 글자가 박힌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어서 자주 팔짱을 끼고 글자를 가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후 9시가 넘어서자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30분 전부터 카펠교 위에서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와 있었다. 9시 15분이 되자 카펠교 가로등에 불을 밝혔다. 밤이 깊어지면 질수록 카펠교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더욱 꽃을 발했다. 아~ 이래서 이곳에서 야경을 꼭 보라고 하는구나!!

숙소에 돌아왔다. 이 숙녀들이 라면을 가져왔다며 함께 끓여먹자고 한다. 내가 내일 떠나니 나를 위해서 아껴 두었던 라면을 끓이는거란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다. ^^*
라면을 끓인 후 우리는 식탁에 보여 앉았다. 첫 숫가락으로 국물을 마시는 순간 우리 모두는 그 맛에 녹아 들어갔다. 감탄사가 연이어 터졌다. 나 또한 그동안 얼큰한 국물이 그리웠고 오늘에야 그것이 해소가 된 것 같다. 귀여운 아가씨들께 감사를 했다.

셋 중에서 큰 언니 되는 아가씨가 나와 일정을 함께 맞추어보자고 한다. 아무래도 이탈리아로 가는 밤기차 때문에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날짜가 너무 맞지 않아서 다시 만날 확률이 거의 없었다. 할 수 없었다. 여행을 마친 후에 서로 안부 메일 보내자고 하고 그녀는 옆방으로 건너갔다.

잠시 뒤에 진선애씨와 김은숙씨가 내 방으로 건너와서 내게 안부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아침 일찍 떠나는 나를 위해서 미리 인사를 한 것이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쳤다.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지경이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여, 늘 행복하소서.


 

 

이    름 :무용
날    짜 :2007-08-29(04:06)
방    문 :12934
이 메 일 :
홈페이지 :
첨부파일 :

이름 : 비밀번호 : 이메일 :
코드 : 왼쪽의 4자리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
${ADMIN_POWER}
Copyright ⓒ 2000~Now 김무용
E-mail : kimmooy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