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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노트』는 저의 소박한 일상의 기록 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지각하는 방법은 눈, 귀, 코, 입, 피부를 통해서이다. 이렇게 지각된 세상은 느낌과 생각을 통해서 다시 한번 편집된다. 그렇게 짜집기 된 세상을 우리는 마음 속에서 펼쳐보게 되고, 그 내용을 기억 속에 저장하여 차후 다시 참고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다. 사람이 하나님을 알 수 있을까? 안다는 것은 직접 대면했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을 마치 누군가를 볼 때처럼 보든지, 하나님의 음성을 듣든지, 하나님 고유의 냄새가 있어서 냄새를 맡든지, 독특한 맛이 있어서 맛을 보든지, 하나님과 악수라도 하면서 피부가 닿아 느끼든지 해야 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영이어서 인간이 접촉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환상을 보았다고 하는 사람도 하나님을 대면한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존재는 환상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환상으로 봤다는 것은 마음이 그려내는 이미지를 봤다는거다. 즉 생각의 영역에 속한다. 환청도 마찬가지이다. 귀로 들을 수 없는 존재인데 음성이 들렸다는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 가상의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상대세계에 사는 존재가 절대세계를 넘을 수 없는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세계를 잊는 다리가 있다. 그 다리를 찾은 이가 예수, 석가모니, 노자, 공자 등이다. 그 다리를 통해서 절대세계로부터 전달되는 진리를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절대세계를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세계에 있으면서 절대세계에서 내려지는 단비를 맛보는 정도일 것이다. 그 맛을 본 사람은 종교나 문화가 달라도 그것이 같은 곳에서 왔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진리(하나님)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맛을 보지 못한 사람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니 진리를 찾는 대신에 예수, 석가모니, 노자, 공자를 그 자리에 앉혀버린다. 그리고나서 자기들만이 진리를 말하고 있다고 싸움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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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식과 개체의식이 있다. 전체의식은 하나님이다. 개체의식은 사람들 각자의 의식이다. 개체의식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식이 있기 때문에 보이고, 들리고, 냄새맡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개체의식이 없다면 우리는 세상을 인식할 수 없다. 개체의식은 전체의식 안에서 분별하고 작용한다. 개체의식은 전체의식의 부분이기도 하다. 개체의식은 독립적인 듯하지만 전체의식을 벗어날 수 없다. 전체의식 안에서 개체의식은 서로를 분별한다. 하나님 자신이 하나님 자신을 인식하는 것과 같다. 개체의식이 전체의식을 떠나서 스스로 존재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다. 여기서 '생각한다'가 중요하다. 개별의식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작용하는 것으로써 생각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개체의식은 그 생각을 인식할 뿐이다. 생각은 자아를 발생시킨다. 자아의 실체는 없지만 스스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자아 때문에 우리는 전체의식 안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자아라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자아의 죽음은 시작된다. 단지 개체의 작용에 의한 오해라는 것을 알면 자아는 서서히 사그라진다. 그러다가 어느 날 확 죽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즉 개체의식이 전체의식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때 전체의식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였다는 것을 밝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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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모 선생은 하나님을 '없이 계시는 하나님'이라고 한다. 없는 듯 텅 비었지만 그 자체로 존재하시는 분이란 의미이다. 하나님은 물질이 아니다. 그러니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다. 세상이 있기 전에는 하나님은 그야말로 공(空)이었고, 무(無)였다. 세상은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된다. 매 순간 세상은 창조된다. 이 창조 세계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지각하고 인지한다.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되는 이 세상은 하나님과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니 하나님 자신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자기 자신인 이 세상을 통해서 하나님 자신을 자각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고, 냄새맡고, 듣는 모든 것이 하나님에 의한 작용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며 글 쓰는 이 일도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내가 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 아무것도 없다. 내가 나라고 주장하는 것은 생각과 감정이 뜬구름 잡듯이 하는 망상에 불과하다. 그런 생각을 버리면 하나님의 존재가 그대로 드러난다. 지금 창 밖으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술을 한 잔 했는지 학생들이 노래를 부른다. 여자의 웃음소리도 들린다. 방 안에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도 들린다. 이 모두가 하나님이 세상을 움직이는 소리이다. 내가 좋다 싫다 가리지 않으면 그 모두가 하나님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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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앞 눈 앞 풍경)
벤치에 앉아서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느끼고 있었다. 일요일이어서 사람들이 없다. 하늘은 잿빛 하늘이다.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외로운 사람에게는 씁쓸한 느낌을 줄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외로운 것은 아니다. 나는 혼자 다니는 게 익숙하고 혼자 있다고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 이곳은 2000년 전후로 내가 지냈던 곳이다. 오른쪽 건물에서 일과 연구도 했었다. 카이스트 북문 앞에 있고 정문에서는 가장 안쪽에 해당한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여긴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으면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다. 벤치에 앉아서 펼쳐진 풍경을 본다. 바람이 불 때마다 큰 나무의 싱그러운 잎들이 흔들린다. 그 나무 아래에는 바람에 부러져 떨어진 죽은 나뭇가지가 있다. 나무는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죽은 나뭇가지도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그 나뭇가지는 세월과 함께 부폐되어 흙이 될 것이다. 흙에서 자랐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내 발밑에 아주 작은 풀벌레가 돌아다니고 있다. 개미도 많이 보인다. 좀 전에 내가 진디를 밟고 돌아다녔는데 알게 모르게 많이들 밟혀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벌레들은 나를 탓하지 않는다. 하필 그 자리에 있었던 자기 자신도 탓하지 않는다. 어쩌면 중상을 입은 벌레도 있을지 모른다. 내가 밟았다고 생각하면 가엽지만 그 벌레는 나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다. 인간 이외에 모든 생물은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도 탓하지 않고, 다른 생물도 탓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인간만이 자연에 순응하지 않으려 한다. 조금만 상처를 입어도 누군가를 탓하고,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고, 타인을 원망한다. 자연을 거역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인정하지 않고 바꾸려고한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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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이 있는 곳에 권력도 있다. 사람들이 욕망을 적게 가지면 가질수록 타인이 자신에게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가능성도 적어진다. 욕망이 있는 곳에 구속이 있고, 없는 곳에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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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2000년~Today 김무용(Kim Moo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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