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단순한 감정이나 호의 표시, 겉치레로 하는 자선 행위를 훨신 넘어서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방을 '선행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내적으로, 영적으로 자신을 형제와 동일시함을 뜻한다.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보고 행하는 선은 영적 가치가 없다. 사랑은 이웃을 자신으로 여기며 한없는 겸손과 신중함, 자제와 존경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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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다른 이들을 사랑하기란 무척 어렵다. 사랑은 전적인 내적 변화가 요구된다. 내적 변화 없이는 우리 자신을 형제와 동일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존재와 자아의 죽음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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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머튼이 길어낸 사막의 지혜》, 토머스 머튼 지음.
하나님 안에서 하나되는 경험을 갖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한다. 사랑은 이해나 지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에 대한 수 많은 글들이 있지만, 단지 그것을 이해한다고 해서 사랑을 아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단지 사랑의 행위를 한다고 해서 사랑을 아는 것도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자체를 알지 못한다. 그냥 사랑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토마스 머튼의 말처럼,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란 참 어렵다. 나도 아직 그것이 안 된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선행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요즘 내 삶을 보면 예전에 비해서 어려운 사람을 곧잘 도와주곤 한다. 하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나는 내가 선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즉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행위를 나도 모르게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내 '자아의 죽음'을 통해서 가능하다. 내가 나의 선한 행위를 인식하는 것은 자아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나와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안에서 진정으로 그들과 하나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모두 자아가 살아 있어서 그런 것이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내적 변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그것은 인식의 전환이며, 마음을 하나님께 돌이키는 것이며, 자아의 죽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