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모여서 사상이 되고, 사상이 모여서 철학이 되고, 철학과 신앙이 모여서 종교가 된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 다양한 사상, 다양한 철학, 다양한 종교가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진리가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는 이치와 같다.
내가 <삶의노트>에 내 생각을 기록하고 있지만, 요즘에 와서 점점 두렵다. 글로는 진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다른 사람들은 나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없어서 내 글을 왜곡하여 이해할 수밖에 없다. 글로도 표현할 수 없고, 그 흐릿한 언어를 읽는 이는 곡해를 하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세상에는 나름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있다. 큰 종교 안에서 그 깨달음을 이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은 자신만의 종교 철학을 내세우며 세상에 등장한다. 깨달았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진리의 한 측면을 보았을 것이다. 그때 자아가 제대로 용해된 사람은 진리 그 자체로 남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면 자아가 우아하고 거룩한 옷을 입고 더 강화되어 등장한다. 사이비 교주나 이상한 종교 지도자가 그런 사람들이다. 하지만 누가 진리를 전달하는지 혹은 사이비인지 분간하기란 일반인으로서는 쉽지 않다. 기존의 종교인들은 자신이 믿는 교리와 다르면 무조건 이단이나 사이비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그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기존 종교인들 중에서도 진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들의 판단은 믿을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결국, 진리인지 사이비인지 구분하는 기준은 자신이 진리와 대면이 있는지가 근거가 된다. 진리와 대면을 했다면 누가 진리를 말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성경이나 교리 이외에 진리를 구분할 수 있는 식견이 있을까? 내가 알기로는 없다.
기존 종교들 안에서도 사이비가 많다. 진리와 대면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한결같이 바리새인처럼 경전만 나열한다. 그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과 인생관 등을 진리의 옷을 입혀서 주장한다. 주로 목사나 종교 지도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 사고 체계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이 추종하는 사람(주로 목사나 신부, 스님)의 말을 앵무새처럼 읊조리며 말한다. 나는 이들 또한 거대 종교 안에서 작은 사이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에게 나는 사이비나 이단 쯤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사이비가 진리를 알지 못하니 자신과 다르면 모두 이단이나 사이비로 보이지 않겠는가? 예수님이 오셔서 오늘날의 개념으로 복음을 외치면 당연히 이단으로 처단받을 것이다. 그들은 진리를 보는 눈이 없다.
나는 진리를 진정으로 알고 싶다. 아직 진리와 통하지 못한 상태여서 뭐라고 말은 못 하지만, 내가 이상하게 흘러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특정 종교인이 되는 것도 싫다. 하지만 기독교를 기반으로 내 삶을 이어갈 거 같기도 하다. 단지 진리를 안 이후의 내 삶은 나도 어떻게 펼쳐질지 알지 못한다. 다만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 거라는 생각은 많이 한다. 진리를 알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나는 '나'였지만, 이후로는 나는 <나>이다.
자료를 찾다가 인터넷상에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몇 자 남겨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