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육신통(六神通)이라는 것이 있다. 일상에서 헤아릴 수 없는 것을 헤아리는 것을 신(神)이라 하고, 걸림 없는 것을 통(通)이라 한다. 본래 신통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흔히 여섯 가지로 말한다.
1. 신족통(神足通)은 공간에 걸림 없이 왕래하며 크고 작은 것에 걸림 없이 무엇이나 밝게 본다.
2. 천안통(天眼通)은 멀고 가까움과 크고 작은 것에 걸림 없이 무엇이나 밝게 본다.
3. 천이통(天耳通)은 멀고 가까움과 높고 낮음을 가릴 것 없이 무슨 소리나 잘 듣는다.
4. 타심통(他心通)은 사람뿐 아니라 모든 중생이 생각하는 바를 다 알 수 있다.
5. 숙명통(宿命通)은 자기뿐 아니라 육도(六道)에 윤회하는 모든 중생들의 전생, 금생, 후생 일을 다 안다.
6. 누진통(漏盡通)은 번뇌망상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다.
제1통에서 제5통까지는 외도나 신선, 천인, 귀신들도 얻을 수 있고, 약을 쓰거나 주문을 외워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단 누진통은 아라한이나 불보살만이 지닐 수 있다.
기독교에도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들 중에서 신통력을 가진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방언을 하고, 병을 낫게 하고, 환상을 보고, 환청을 듣고, 예언을 말하기도 한다. 그들은 그것들을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 말하며 귀히 여기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사탄이 준 것이라 하여 비난하기도 한다.
불교에서 누진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처럼, 기독교에서는 성령으로 거듭나는 것이 신통력을 가진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신통력을 가졌다고 해서 그가 아라한(깨달은 이)이 되는 것도 아니고,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신통력은 약을 쓰거나 주문을 외워도 얻을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열심히 기도를 하면 누구나 얻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런 것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 된다. 얻으면 얻은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된다. 종종 신통력을 자기 권위와 능력을 드러내는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차라리 신통력을 얻지 못함만 못하다. 그 신통력 때문에 멸망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신통력이 왜 필요했을까? 아마도 인간의 제한된 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문명이 발달해서 모든 사람이 신통력을 이용(?)하며 산다. 신족통은 차나 비행기를 이용해서 어디든지 다닐 수 있다. 천안통은 전 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천이통도 전세계 어디서나 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전화로 통화도 가능하고, 도청도 있어서 은밀한 것도 들을 수 있다. 타심통도 뇌과학이 발달함에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생겼고, 숙명통은 문화와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는 굳이 신통력을 얻기 위해서 수련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을 동경할 필요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