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장 12절)"
예수님이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확실히 이해가 된다. 단순히 남에게 대접받으려거든 먼저 대접하라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라고 말할 정도로 그 의미를 둔 것은 그냥 하신 말씀이 아닌 것이다.
공자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말라"
마찬가지로 공자가 왜 이런 말씀을 했는지 확실히 이해가 된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은 '황금률'이라고 하고, 공자의 말씀은 '은률'이라고 하여 등급을 매기곤 하는데 그런 것들은 별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왜 두 사람이 저런 말을 할 수 있었느냐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종교에서도 나름의 황금률이 있다.
"내게 해로운 것으로 남에게 상처 주지 말라."
- 불교 『우다나품』
"이것이 의무의 전부이니, 내게 고통스러운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 힌두교 『마하바라타』
"나를 위하는 만큼 남을 위하지 않는 자는 신앙인이 아니다"
- 이슬람교 『코란』
모두 판단의 기준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우리가 접하는 세계는 의식 안에서의 세계이다. 그래서 200년 전부터 철학자들은 현상계(칸트), 표상계(쇼펜하우어), 의미계(라깡)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즉 우리 눈 앞에 보이는 세계는 가상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것은 2500년 전부터 석가모니는 이미 세계의 상을 줄곧 말한 바 있고, 철학적,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깨닫거나 거듭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계의 실상을 한 눈에 파악할 수가 있다.
실제로 세계는 한 사람의 마음 안에서 펼쳐진다. 마음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세계가 마음이요, 마음이 세계인 것이다. 그 마음 안의 세계는 곧 그 사람의 세계이다. 그 세계에 수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모두 타자인 것이다. 마음 안의 세계에서 자기 자신 만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자신의 느낌, 생각, 감정 등 내면적인 것 모두 자기 자신은 다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마음 속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들은 그 내면의 움직임을 눈꼽 만큼도 알 수가 없다. 단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추측하는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판단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 된다. 나에게 좋은 것이라면 남에게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나에게 싫은 것은 남들도 싫어할 것이란 생각이 그것이다. 모두 추측이지만 나에게 비추어 판단하는 것 외에 다른 사람의 경우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판사가 판결을 할 때 자기 자신에게 판결하듯이 하면 부당하게 판결되는 일이 엄청 줄어들 것이다. 검사나 형사가 자기 자신에게 하듯이 수사를 하면 부당하게 혐의를 입는 경우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단지 현실이 그러하지 못하다는 것이 슬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