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부딪히는 60대 중반의 어떤 분과 정치적 얘기를 잠깐 나눈 적 있다. 몇 번 대화를 해보니 이 분도 카톡이나 종편을 보면서 세상을 판단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요즘 정부의 방송장악이 들리고 있다고, 전에는 그런 얘기를 못 들었는데 요즘 그렇다고 말한다. 왜 그런지 잠깐 설명을 해 드렸는데도 고개만 꺄우뚱하고선 아니라고 한다. 그는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어서 그것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내가 설명해 드렸다. 하지만 별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 복지가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노인분들 한 달 25만원 받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우리나라 경제 순위가 12위인데 사회복지가 OECD 35개국 중에서 거의 꼴찌(2017년 기준 34위)라고 말해주었더니 그는 아무 말도 않는다. 내가 한국당 비판을 하면서 홍x표를 좀 세게 깠다. 몇 년 전 홍씨가 경남지사로 있을 당시 진주의료원 폐쇄를 시키면서 중환자들을 사지로 내 몬 것을 보고서 나는 그를 인간 쓰레기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병원 폐쇄 후 죽었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과 술수를 위해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치른 것이기에 나는 그를 철저히 인간 말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그를 미워하는 것도 아니다. 사적 관계도 없는데 미워할 이유가 없다. 다만 인간으로서 그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무릇 정치를 하려면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해야지, 사람을 죽이는 정치를 해서야 되겠는가? 마찬가지로 한국당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인물들이 모인 쓰레기장과도 같다.
하여튼 내가 홍x표와 한국당을 좀 세게 비판을 하면서 어떻게 그런 사람들의 행적을 알지 못하느냐고 나도 모르게 몰아붙였더니 그가 나한테 화를 내었다. 내가 자신에게 강압적으로 몰아붙인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그의 심성은 참 좋으신 분인데 정치적 감각은 여느 노인정 어르신들 못지않게 수동적이면서 보수적이다. 자신은 늘 자기의 생각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 근거는 하나도 말하지 못한다. 내가 무슨 말을 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면서 설명하면 고개를 꺄우뚱하고선 아니라고만 한다. 팩트를 말해줘도 소용없었다. 그 팩트는 자신의 머리에는 없는 것이니 당연히 부정할만도 하다. 내가 보기에는 극우들의 정보에 자신도 모르게 놀아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한데 정작 본인은 스스로 판단하고 생각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말하는 것도 모두 내 생각이라는 식으로 정리해 버렸다. 진주의료원이나 최저임금 등 실제적 사실과 통계, 펙트를 알려줘도 그것은 그냥 내 의견이라는 식으로 묻어버렸다. 예를들면 진주의료원 폐쇄는 자신은 알지 못하는데, 내가 신문에서 봤든 방송에서 봤던 실제로 내가 본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그러니 그냥 내 생각이라는 것이다. 일어난 사건도 내 생각이라니, 그런 말 할 사람이 아닌데 그 부분에서 난 속으로 황당 그 자체였다. 그가 좀 횡설수설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의 요지는 자신의 마음은 바꿀 의도가 없으니 닥치라는 뜻일게다. ㅎ 한편의 대화는 참 좋았는데 또 다른 대화에서는 사고의 먹구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잔뜩 비만 내렸다.
그 분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면서 열을 올리기에 혈압이 걱정되어 한 동안 기분을 풀어드리고 돌아왔다. 역시나 60대 이상 노인 세대와는 정치 얘기는 해서는 안 되겠다. 다른 부분에서 대화가 좋아서 나도 모르게 정치 얘기로 잠깐 흘렀는데 역시나 그것에서 막혔다. 이 분은 종교 부분에서는 천주교인임에도 개방적이었다. 하지만 복지와 정치면에서 이상하게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듯하여 내가 설명해주다가 약간의 언쟁이 생겼다. 하여튼 이분과 한번 부딪히면서 여러 면모를 보게 되었다. 내가 주의를 해야 할 것과, 사람들의 반응, 현상계에서의 여러 모양들을 다각도로 체크하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