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내 안에서 일어난다. 지금 내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일, 집밖에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 사람들 발걸음 소리, 뉴스를 통해서 보는 사건들 그리고 내 생각과 느낌, 기억 등 모든 것은 내 안에서 나타난다. 세계는 바로 나 자신이다. 나와 조금도 분리되지 않는다. 내가 있기에 세계도 있고, 세계가 있기에 내가 있다. 두 개는 동전의 앞뒤면과 같다. 분리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나와 세계는 분리되어 있어서 내가 세계 내 존재로 산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생각에서는 그렇게 느껴질 수 있다. 태어나서부터 그렇게 교육받아서 당연히 그러한 줄 안다. 하지만 나 없이 세계는 없다. 세계는 나 안에서 만들어지고 창조된다. 이것이 진실이다.
법정 스님은 홀로 산중에 암자를 짓고 오랫 동안 수행을 하면서 사셨다. 그러던 중 폐암에 걸려서 고생하시다가 결국 돌아가셨다. 담배도 안 피우고 공기 좋은 산 속에서 사시는데 왜 폐암에 걸렸을까 많이들 궁금해 했다. 며칠 전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동영상 강의를 듣다가, 도올 선생이 그 얘기를 잠깐 하는 걸 들었다. 산 속에 살면 폐암이 걸릴 수 있단다. 워낙 산의 기운이 강해서 처음부터 산에서 살던 사람이 아니라면 그 기운을 감당하지 못해 병이 든단다. 도시에서 태어나 살았던 사람은 깊은 산 속 보다는 적당히 사람 냄새나는 곳에 터를 잡고 살아야 오래 산단다. 내가 산 속에서 살 이유는 없지만, 정말 그런가 싶기도 하다. 나는 그냥 전원주택에서 생활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사실 처음에는 계룡산이나 지리산과 같이 유명한 산 아래에서 살 생각을 조금 했었다. 매일 산을 오르내리며 자연 속에서 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바꼈다. 몇 년 동안 정보를 수집하고 계룡산 근처를 탐방하면서 어떤 곳에서 살아야 나한테 적당한지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아직 살 곳을 완전히 정하지는 않은 상태이다. 몇 년 더 대전에서 살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전 변두리 전원주택에서 살 지도 모른다.
요즘 집중적으로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한 달 전보다 본성에 다가가는 느낌이 깊어진 듯하다. 집중도 한결 쉽고 생각에 흐트러지더라도 금방 알아차림을 갖는다. 소리가 들리는 그곳, 생각이 흐르는 그곳, 눈에 보이는 그곳, 감각이 느껴지는 그곳에 모든 의식이 집중되어 있다. 현상을 넘어서 본성이 느껴지고 있다. 뭐라고 표현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미묘하고 아련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하지만 집착하지 않고 그냥 드러나는 그대로 의식할 뿐이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예수의 말씀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교회가 부과하는 교리를 자신의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교리가 사도신경에 집약되어 있다. 아~시팔 사도신경은 예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거거든~!"
이 부분에서 한참 웃었다. 욕이 나오기 때문이다. 가끔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의를 듣는데 오늘은 도마복음 강의 중 기독교 이야기 두 편을 듣게 되었다. 이 두 강의는 처음 듣는데 어쩜 내 생각과 그리 같은지 신기하기만 하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나 스스로 진리를 찾다가 발견한 사실들이고, 도올 선생은 학자의 입장에서 기독교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가고 있었다. 전문적 지식면에서 배울점이 아주 많다.
예수의 복음과 사도 바울을 중심으로 한 초대교회 성경 저자들의 복음이 많이 다르다는 것은 뻐져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학자인 도올 선생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도올 선생의 강의 내용은 그 동안 내가 공부하고 연구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이런 내용은 교회에서 절대 들을 수 없다. 가능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동영상을 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