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누구인가,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등을 말할 때 기독교인은 늘 성경구절을 찾아서 나열한다. 성경에 하나님은 어떠하게 묘사되어 있고 어떤 말씀을 하셨다 등 이런저런 성경구절을 말하며 증거한다. 나도 한 때 그러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씁쓸하다. 하나님을 얘기하면서 하나님 대신 성경구절을 들이민다는 것은 아직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것 말고는 하나님에 대해서 드러낼 것이 없는 것이다.
자기 부모님과 함께 길을 걷다가 아는 지인을 만났다고 하자. 그는 그 지인에게 옆에 있는 부모님을 소개하고 인사시켜 줄 것이다. 그냥 보여주고 인사시키고 안면을 터주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인사는 시키지 않고 자기 집 족보와 가족등록증명서, 주민등록 등 여러 공적 문서를 나열하며 그런 분이 있는데 자기 부모라고 말한다면 어떠하겠는가?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아는 수준이 딱 이런 정도이다. 만약 세상에 이변이 생겨서 모든 성경이 사라졌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 후 세대가 바뀌어서 하나님에 대한 교육과 기억 조차 사라진다면 어찌 하나님을 소개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식이라면 하나님 존재는 사라지고 만다.
불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제 아무리 팔만대장경을 모두 암송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부처를 직접 알지 못하면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성경말씀 66권을 모두 암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직접 만나지 못한 사람은 하나님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는 것이다.
불경을 외우며 부처를 말하는 사람은 부처에 대해서 무지하다. 마찬가지로 성경 구절만을 줄줄 외우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님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이다.
사과의 맛을 알기 위해서 굳이 사과에 대한 글을 알 필요가 없다. 사과의 맛은 그냥 사과를 입에 넣고 씹으며 맛보면 된다. 사과에 대한 글은 맛을 보고 한 후 참고용으로 읽으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