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내에서 방언, 예언, 통역, 치유와 같은 은사에 유별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교회에서는 그런 것들을 조장하기도 하고 권유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런 것들을 경계하기도 한다. 오직 말씀으로만 믿음을 강조하는 경우이다. 기도 중심, 성령 중심인 교회는 그런 은사들을 주로 권장하고, 그렇지 않은 교회는 그런 은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지금 내 입장은, 그런 은사들은 그리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사가 있으면 선하게 사용하면 되고, 없으면 없는 그대로 신앙생활 하면 된다. 그렇다고 너무 말씀 중심적인 신앙도 경계한다. 왜냐하면 문자주의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문자주의자들은 인생의 모든 해답을 성경에서 찾는다. 그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삶의 모든 해답을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성경은 고대부터 초대교회까지 이스라엘 민족을 중심으로 형성된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세계관을 담은 책이다. 신앙을 위해서 참고할 수 있으나 모든 해답을 성경에서 찾으려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은사주의자들도 경계를 해야 한다. 그들은 그런 은사가 행해질 때에만 하나님의 능력이 발휘됨을 믿는다. 하지만 그런 행위는 하나님에 대한 분별을 일삼는 행위이다. 은사가 행해질 때만 하나님의 능력을 실감하고 하나님을 찬양한다면 평상시의 삶은 하나님과 분리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나님이 어디 그런 조각난 삶을 살도록 하시는 분인가?
눈이 내리는 날 밖을 나가보면 작은 눈깨비들은 저마다 바람과 눈의 무게에 따라서 떨어져야 할 곳에 정확히 떨어진다. 그런데 땅에 10원짜리 동전을 놓고서 천지 사방에 떨어지는 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동전 위에 떨어지는 눈을 보고서 그 정확성에 감탄하며 하나님을 찬양한다면 웃기는 일이 아니겠는가? 은사라는 것도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의 한 부분이다. 다른 일상들과 차별하지 말고 더 우대하지도 말고 하루의 모든 일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된다. 하나님은 순간순간 모든 상황에서 드러나신다. 꼭 예언하고 방언하고 치유할 때 능력을 발휘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특별히 그런 때에 더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 생각이 넌센스이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능력이 더 위대하게 드러난다. 잘 생각해 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