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 자신을 대상화 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자기가 자기를 대상화 한다는 것은 찾는 자기와 찾아야 할 자기 이렇게 두 개 있어야 가능하다. 자기는 그냥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자기를 찾기 위해서 밖으로 나다닐 필요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기 자신이 된다.
하나님을 대상화 할 수 있는가? 많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을 대상화 한다. 하나님을 어떤 영적 형상으로 상상하거나, 하늘 저 높은 곳에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하거나, 어떤 영험하고 거룩한 느낌을 상상하거나, 하나님의 이름에 집착하거나, 마치 옆에서 내 얘기를 들어줄 것만 같은 어떤 존재를 상상하는 등 여러 모양으로 하나님을 대상화 한다. 하지만 하나님을 대상화 하는 그 즉시 그 대상화된 존재는 우상이 되고 망상이 된다.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서 그 어떤 표현을 하더라도 그 즉시 하나님은 그 표현 속에 갖혀버리고 만다. 그것은 하나님이 아니다. 때문에 하나님은 그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고 섬기지 말라고 하신다.
외부에서 찾은 하나님은 더 이상 하나님이 아니다. 하나님을 대상화 할 수 없는 것은 찾는 자와 찾을 대상이 같기 때문이다. 자기가 자기를 찾을 수는 없다. 오히려 찾는 것을 멈출 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나 외부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은 진정한 나 자신이 바로 하나님 자신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하나님을 찾는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냥 자기 자신으로 있으면 된다.
생각하고, 말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현상이고 기능이다. 그 배후에서 그런 것들을 하도록 하는 존재가 참된 나인데, 그 나는 바로 하나님이다. 즉 우리들 각자 안에 있는 <나>는 바로 하나님이다. 그러니 나 밖에서 하나님을 찾을 수 없다. 만약 찾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냥 생각의 작용으로 나타난 우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