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은 자신이 죽으면 사후세계가 있어서 그곳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인들은 천국이나 지옥, 불교인들은 천당이나 지옥에 간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좋은 곳과 나쁜 곳에 가는지는 종교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만약 사후세계가 있다면 인간의 어떤 부분이 가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영혼이 살아 생전의 생각, 느낌, 기억 등을 갖고 그곳에 갈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후세계에 가더라도 현세의 그 마음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몸은 물질이어서 사후세계로 갈 수 없다. 몸이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면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 정말 죽은 후에 사후세계로 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인간의 생각, 느낌, 기억도 모두 물질이라는 사실이다. 그것들은 에너지로 존재한다. 에너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에너지는 명백히 물질에 속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모든 물질도 실은 에너지의 또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인간이 죽으면 생각, 기억과 같은 것들은 분해되거나 사라져서 다른 형태가 되어 버린다. 인간이 죽어서 사후세계로 갈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인간의 생각, 기억, 감정 등은 사람이 태어나면서 함께 갖게 되는 기능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들이 영원한 세계로 갈 수는 없다. 태어나거나 생겨난 것은 때가 되면 반드시 죽거나 소멸해 버린다. 그것이 자연의 질서이다.
인간이 살아있을 때의 마음 상태로 사후세계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다.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자아의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마지막까지 자아를 움켜쥐고 가려는 그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아란 본래 허구이다. 그 허구가 죽어서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환상에서 깨어나야 진실을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