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의 산티아고 (Ich bin dann mal weg)》를 봤다. 오래 전부터 산티아고 순례에 대한 계획이 있어서 산티아고 관련 영화는 다 볼려고 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동기는 다양하다. 어떤 이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어떤 이는 하나님을 찾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 그 외에 제각각 저마다 이유를 가슴에 안고 떠날 것이다.
혼자 걷고 생각하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던 터라 산티아고 순례는 나에게 너무나 적절한 여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이 늦어질수록 그 마음, 여행을 하려는 이유가 바뀔 것 같다. 여행을 못 할 수도 있겠지만, 한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마음은 아닐 것이다.
다른 이들처럼 산티아고 순례를 하면 하나님을 만나든지 나를 찾든지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도 나 자신도 그 여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지금, 언젠가 떠날 그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 순례는 참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한번은 만나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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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산티아고 순례에 있지 않다. 나 자신도 산티아고 순례에 있지 않다. 설사 여행 중에 그 하나를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참 하나님도, 참나도 아닐 것이다. 여행이 끝나면 그 하나님도, 그 참나도 여행의 기억과 함께 흩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중에 만나는 하나님과 참나는 단지 여행객일 뿐이다.
여행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거나 참나를 만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내 육신을 통해서 산티아고를 만날 뿐이고 진정한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산티아고를 경험할 뿐이다. 그 새로운 경험을 만나기 위해서 산티아고 순례를 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