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서 명상 수련을 하다보면 신통한 능력을 얻는 경우가 있다. 멀리 있는 것을 본다든지, 허공에 어떤 영상이 보인다든지, 어떤 소리를 듣거나 환상을 본다든지 등 남들이 일상적으로 갖지 못하는 능력을 가질 때가 있다. 그럴 경우 고승이나 도를 아는 스님들은 호통을 친다. 진리를 얻지 않고 마구니 같은 짓을 한다고 야단을 치는 것이다. 그런 능력들은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들이고, 그런 것들에 빠지면 오히려 자신을 망칠수도 있으며, 도는 영원한 것이니 도를 얻도록 하라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도란 깨닫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능력이 잘 발생한다. 명상과 기도는 방법은 다르지만 얻는 능력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기독교에서 그런 능력을 얻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교와 반응이 다르다.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능력이라 하여 더 빠져들게 하고 간증하고 대외적으로 알리기도 한다. 좀 웃기는 얘기지만 일부 신통자들은 자신들이 갖는 그런 능력은 하나님의 은사요, 다른 종교에서 갖는 능력은 사탄의 능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의 교만 때문에 부작용도 나타난다.
기도와 영성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에는 방언과 통역, 예언같은 것에 잘 빠져든다. 어릴 때부터 그런 능력들로 교인들을 이끄는 교회들을 종종 보았다. 요즘도 그런 교회들이 많은 것 같다. 예배를 드리면 방언을 하도록 하고, 때로는 방언을 통역하는 사람을 불러다가 말하게 하고, 예언을 말하게 하는 등 온통 신비한 능력에 불을 지피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고 한다. 방언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통역하는 사람은 방언하는 사람들의 내용만 간략하게 혹은 더 길게 말한다. 그런데 그것이 정확한지 여부는 통역하는 그 사람만 아는 것이다. 내용을 들어보면 너무 뻔해서 좀 웃기기까지 한다. 좀 비약하자면, 신문 지면에 생일을 알면 운세가 보이는 그런 내용 정도일 때가 많다. 예언이라는 것도 그렇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다. 또한 정확도도 그리 높지가 않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방언, 통역, 예언과 같은 은사는 그리 권할 것은 못 되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할 줄 안다고 해서 성령으로 거듭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도 시간이 지나면 자아는 여전히 살아 날뛴다. 스스로 확인해 보시라!
사실 단전호흡으로 기수련 하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의 단계에 이르면 그런 정도의 능력은 갖는다. 그런 것들은 특별히 하나님이 기독교인들에게만 주시는 은사도 아니고, 영성 훈련을 통해서 누구든지 어느 정도의 능력은 가질 수 있는 것들이다. 대체로 기독교에서만 그 의미를 좀 과장하는 면이 있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러하다. 그런 능력에 홀리거나 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능력을 얻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면 좋을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능력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그 능력 때문에 힘들어 한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대단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능력을 감당함이 힘에 부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떤 경우는 그런 능력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면 또다시 그것을 얻기 위해서 안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능력을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거나 조종하려는 못된 의도를 가지기도 한다. 차라리 그런 능력이 없는 것만 못한 것이다.
특별한 능력에는 관심을 갖지 말고 진리를 깨닫고 도를 얻는데 노력해야 한다. 기독교인이라면 예수님처럼 자아를 죽이고 거듭나도록 해야 할 것이며, 불자라면 견성하여 깨닫는데 전력을 다 할 것이다. 그것만이 참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