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이 혜능선사에게 물었다.
"열반경을 여러 해 공부했으나, 아직 이해를 못하는 곳이 많아 가르침을 주십시오."
"나는 글자를 모릅니다. 그대가 경문을 소리 내어 읽으면 그 속의 진리를 해석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요."
"글자를 모르면서 어찌 진리를 안단 말입니까?"
"진리는 문자와 무관합니다(不立文字). 진리란 마치 하늘의 달과 같고, 문자는 우리들 손가락과 같은 것이오. 손가락은 달이 있는 곳을 가리킬 수 있어도 손가락이 달이 아니니, 달을 보려고 할 때 반드시 손가락을 통해 바라볼 필요는 없잖소."
불교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이다. 오로지 세상사 모든 문제를 경전(성경)의 문자에 의존해서 풀어가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배움이 될 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