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 없으면 의지도 없다. 의지가 없이 흘러가는 것은 저절로 흘러간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을 우리는 자연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욕망이 있는가? 욕망이란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한 원인을 만든다. 욕망이 있다는 것은 불완전함을 의미한다. 욕망하는 대상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욕망이 없다. 욕망이 없으면 그것을 얻기 위한 의지도 없다. 따라서 하나님은 욕망도 의지도 없다.
그렇다면 세상이 이처럼 흘러가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보통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의지대로 세상이 흘러간다라고 말하는데, 하나님이 의지가 없다면 세상의 형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치처럼 의지없이, 행함이 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하나님과 다름 아니다. 하나님과 속성은 다르지만 그렇다고 하나님과 별개의 것도 아니다.
한 분이신 하나님이 완전하듯이, 하나인 이 세상도 완전하다. 이 세상이 불완전해 보이는 것은 인간이 이원성의 욕망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비워버리고 하나님과 하나가 되면 세상은 완전해 보인다.
세상이 완전하다면 세상에는 어떠한 목적도 없다. 세계가 어떤 목적을 위해서 흘러갈 것이란 것은 망상이다. 하나님이 어떤 목적을 위해서 인간을 창조하고 세상을 경영한다는 것도 망상이다. 하나님이 완전하셔서 어떠한 목적이 없듯이, 세상도 전체적으로는 완전하기 때문에 어떠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지 않는다. 세상은 그냥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흘러갈 뿐이다. 변화는 실체가 없다. 그 실체없음이 오히려 완전함을 대변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