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이 발달하면서 신체의 일부나 장기를 떼어다가 다른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식된 신체 또는 장기는 그 사람의 몸의 일부로서 다시 기능을 하게 된다. 이처럼 사람의 몸은 '나'가 아닌 것이다. 그냥 생명활동을 하는 살아있는 기능 조직일 뿐이다.
몸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술발전과 함께 많이 줄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과 기억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을 것이다. 정신의학과 기술이 더 발달하면 사람의 기억도 이식가능하지 않을까? 이미 그런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의 몸을 바꾼다거나, 기억을 바꾼다거나 하는 시도 말이다.
진정한 '나'는 모듈처럼 어딘가에 옮기고 바꾸고 변하고 기능에 따라 사용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늘 변함없이 한결같은 존재로 있어야 '나'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