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한 덩어리이다. 어떤 물체든지 저 혼자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하나가 있기 위해서는 그 주변의 모든 것이 함께 있어야 한다. 어느 것 하나라도 제외된다면 우주는 존재할 수 없다.
사실 이런 말 하는 자체가 우습다. 이 모든 것이 분별이 일어나서 그런 것이다. 사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니 마치 사물마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에 이름을 지우고 보면 그냥 한 덩어리로 보인다. 그게 진리인 것이다.
사람은 눈 앞에 보이는 어떤 사물의 모든 측면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늘 모든 면을 아는 듯이 대한다. 컵을 보더라도 컵의 한 면만 볼 뿐이고, 책을 보더라도 앞표지를 보고 있으면 뒷면은 볼 수 없다. 모든 사물이 그러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주 일부이고, 나머지는 기억과 상상으로 채워진다. 하나의 물체는 그렇게 우리 의식에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