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에는 왜 초점이 있는 것일까?
세계는 하나로 펼쳐져 있다. 눈 앞의 사물과 사건은 훤하게 다 보이지만 옆 동네에 있는 사물은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중국이나 일본에서 동시간대에 벌어지는 사물이나 사건은 보이지 않는다. 더 넓게는 프랑스나 미국에서 같은 시간에 벌어지는 사물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다. 눈 앞의 사물이라고해도 눈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보이는 것은 아주 일부이다. 그냥 지구 전체를 한 눈에 다 인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의식은 눈의 초점에 의존하는 것 같다. 눈에 다 보이면 의식도 보이는 만큼 안다. 자세하게 보이는 것은 자세하게 인식하고,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흐릿하게 안다. 즉 보이는 그대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점은 의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눈에도 초점이 있지만 의식에도 초점이 있다. 의식이 다른 감각에 초점을 맞추면 눈이 보아도 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눈은 물질로써 한계와 기능을 가지고 있고, 의식은 그런 눈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눈 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들도 그 한계 안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시력을 좋게 해서 세상 전체를 관망할 수 없도록 한 하나님의 속 깊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진화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적 분별을 위한 하나님의 의도인지 궁금한 것은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