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책을 읽을 때마다 창밖에서 새가 운다. 책에 집중하다보면 밖에서 나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갑자기 새가 날아들어 울 때에는 책을 향하던 의식이 번쩍 깨어난다. 그리고 잠시 가만히 새소리를 듣는다. 찾아오는 새는 늘 같지만 그 울음소리는 매번 다르다. 그 때문인지 들어도 들어도 지겹지가 않다.
저 새소리가 어떻게 해서 저런 모양으로 내 귀에 들리는 것일까? 귀는 그냥 소리의 파장을 받아들일 뿐인다. 소리는 고막을 통해서 뇌신경에 전달되고 마음 위에 그 소리가 재생된다.
실제로 귀에 접촉되기 전의 새소리가 내 마음에서 재생되는 새소리와 같은 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과학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우리는 현상계 밖의 세계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의식 안에 펼쳐진 세계만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는 내 몸 밖의 새소리란 없다. 내 몸도 의식 안이요, 새소리도 의식 안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 안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참 신비스럽다.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내가 듣게 되는지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새소리가 들려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