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금니 하나를 발치했다. 오래 전부터 썩어서 진작 뺐어야 했는데 오늘 송곳니 하나 레진할 일이 있어서 함께 처리를 했다. 어릴 때 치과에서 마취주사를 맞고 너무 놀래서 치과가는게 그리도 무서웠는데 어른이 되고서 마취를 하니 생각보다 아프거나 힘들지 않았다. 어금니 주변을 주사할 때 묵직하게 눌리는 압박감이 들었다. 그 정도라면 치통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어금니가 많이 썩었음에도 의사는 힘을 줘가며 뽑아냈다. 어떻게 뽑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마치 내 입속에 자란 굵은 나무 한 포기를 뿌리 채 뽑는 그런 느낌이었다. '우지직~' 소리가 묵직하게 들려왔다.
피가 멈추기를 거즈를 물고 3시간을 인내하며 기다렸다. 그런데도 피가 계속 나왔다. 거즈가 얼마 없어서 치과에 연락하여 밤늦게 여분을 더 받아왔다. 피가 안 멈추면 어쩌나 조금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한 시간 지나서 피가 멎었다. 겨우 죽 한 그릇을 끓여서 먹고, 통증은 없어서 감염 예방약 한 알만 먹었다.
자정이 다 되어간다. 오늘은 혹시나 치아 뺀 자리에서 출혈이 있을지 모르니 몇 시간 더 경과를 보면서 잠을 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