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났지만 프레임 전쟁이 여전하다. 귀족노조, 조중동, 한경오, 문빠 등 언어적 장치를 만들어 상대를 문자 속에 가두어 공격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그런 언어들은 실체가 아닌 허구인데 사람들은 늘 그 안에 갖혀서 치고박고 싸운다. 삶이 고달픈 것은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그런 가상의 세계에 휩쓸려가기 때문이다. 가상의 세계는 실체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늘 색깔을 입히고, 해석을 달고, 성격을 규정하고, 그렇게 정의된 것으로 인해서 늘 소외를 만든다. 그런 것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실체는 내 앞에 아무것도 없을 때 제대로 보여진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의 인간적인 면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문빠라고 한다면, 그는 나에게 '문빠'라는 허구의 별칭을 씌운 것이다. 그렇다면 문빠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다. 나는 문빠가 아니며 그것은 그냥 별칭이요 기호에 불과하다. 기호는 함께 인정하고 공유되지 않으면 사라진다. 하지만 그것에 반응하게 되면 그 허구에 일정 기간의 생명을 불어넣게 된다. 따라서 허구는 허구로 취급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