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내 속에서 '나'라는 것의 활동이 거북스러워지고 있다. 내 생각, 내 느낌, 내 기억, 내 경험, 내 행적, 내 경륜, 내 능력 …… 무언가 내가 한다는 의식을 가질 때 나 스스로가 불편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이 다 사라진 것도 아니다. 최근 들어서 내 속에서 활동하는 자아가 점점 더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예전에는 자아는 집착에 묻혀서 잘 인식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있다. 자아의 활동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아와 분리를 시도하면 그 만큼 거리감이 생겨서 그것의 은밀한 움직임까지 잘 감지가 된다.
내가 나를 지켜본다는 것은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지만, 다른 사람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내 속내가 다 들여다 보인다. 지켜보는 자 배후에는 하나님이 계시고, 행위하는 자 배후에도 하나님이 계신다. 지금은 분리되어 있지만, 이 둘이 하나가 되어 분리되지 않을 때 내(자아)가 아닌 하나님이 삶을 사시게 된다. 아직은 좁은길로 가기가 이리도 힘겹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