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다양한 경험은 참 중요하다. 세상에 대한 나의 경험이 적으면 적을수록 세상을 이해하는 범위 또한 그 만큼 작아진다. 어떤 것에 대해서 경험없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은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설사 어떤 것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경험이지 똑같은 경험은 아닌 것이다. 하물며 비슷한 경험 조차 없는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한 이해를 한다는 것은 완전히 과녁을 빗나간 상상인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것에 이해를 한다는 것은 내가 그런 유사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경험의 내용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경험과 다른 사람의 경험의 내용은 늘 다르기 때문이다. 비슷하다는 것도 자신의 생각이지 모든 사람의 생각은 아닌 것이다. 확률적으로 비슷하게 보인다는 것 뿐이다.
어떤 사람이든지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 늘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마음에 펼쳐지는 그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느끼고 해석하고 생각한다. 그런 매커니즘은 그 사람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데, 모든 사람이 다 제각각 자신만의 그런 과정을 거친다. 우리는 앞에 있는 똑같은 사과를 보더라도 똑같이 그것을 지각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 다 자신의 마음의 거울을 통해서 왜곡된 사과를 보는 것이다. 만약 세 명이 하나의 사과를 볼 때 세 명의 마음에는 제각각 다른 사과가 하나씩 나타난다. 따라서 사람 수 만큼 사과의 상도 늘어난다.
세상에 대한 다양한 경험은 세계를 이해하는데 참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경험이 모든 것을 해석하고 분별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경험은 단지 한 사람의 경험일 뿐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도 옳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