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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검지 손가락을 펜으로 톡톡 두드린다. 두드릴 때마다 검지가 아프다. 하지만 그 옆 손가락들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통증이 있는지조차도 모른다. 하지만 그 통증을 또 아는 것이 있다. 바로 나다. 통증이 검지에서 느껴지고 검지도 통증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나도 검지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알고 있다. 손가락들이 개체라면 나는 전체이다. 개체적 의식으로는 하나의 손가락에서 주어지는 감각만 알 수 있다. 하지만 손가락은 내 온 몸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 의식으로서 나는 그 손가락의 통증을 함께 알 수 있다. 손가락은 나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좀 더 범위를 확장해 보자. 나와 다른 사람은 어떠한가? 내가 하나의 개체라면 다른 사람은 또 다른 개체이다. 마치 검지와 중지가 몸 안에서 다른 개체이듯이 인간은 각자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물질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 다른 성분으로 구분되어 있을 뿐 개체간에 틈이 없다. 손을 보더라도 손톱과 살과 뼈와 피 등으로 각기 독립된 세포 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한 덩어리로 형성되어 있다. 각각의 세포 사이에 틈이 없다. 사람도 각자 독립된 존재로 살아가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와 여러 물질이 그 공간을 메우고 있다. 한 사람이 느끼는 감각이 다른 사람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는 것은 검지의 감각을 중지가 느끼지 못하는 것과 이치가 같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의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나는 그 의식을 하나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손가락 개별적인 감각을 느끼듯이 하나님은 모든 사람, 온 우주의 감각을 직접 아시는 분이다.
사실 내가 느끼는 이 의식도 내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식이다. 손가락 하나가 스스로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온 몸의 의식인 내가 손가락의 의식을 아는 것이고, 내가 느끼는 그 손가락의 의식은 나를 포함하는 하나님이 손가락 의식까지 아는 것이다. 즉 나의 모든 의식은 바로 하나님의 의식인 것이다.
한분이신 하나님께서 하나인 우주를 의식하시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말씀은 진리이다. 나와 다른 사람은 둘이 아니다. 우리 몸 사이에는 성분이 다른 물질로 이어져 있고, 내 영과 그의 영 또한 분리되어 있지 않다. 단지 개체의식으로서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실재와 다르다. 인간은 모두가 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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