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자체의 세계는 우리가 감각하는 세상과 다르다. 우리가 눈 앞에 본다고 생각하는 세상은 우리 눈과 귀와 코와 촉감으로 전달된 정보를 뇌에서 재가공하여 드러내는 가상의 세계이다. 우리는 실제로 사물자체의 세계가 어떠한지 알 방법이 없다. 서양에서는 칸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이런 주장이 시작되었고, 동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 불교에서 유식사상으로 말해지고 있었다. 이제는 양자역학의 파동설이 더해져서 현실계에 대한 해석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나 또한 이 문제로 일년이 넘도록 씨름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원리에 의해서 운동하고 있는 것인가? 수 천 년이 지난 지금 어느 누구도 완벽한 해답을 내놓은 사람이 없다. 모두가 진리를 찾아서 이것이다 저것이다 주장만 할 뿐이다. 나 또한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 명확히 안다는 것도 언제 또 다른 논리에 의해서 무너질지 모른다. 자명함이 없다는 것이 이 현실계의 속성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것부터 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럴려면 철학을 해야 하고, 하나님을 알아야 하고, 종교를 파악해야 한다. 이런 문제부터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다른 그 어떤 것도 별 의미가 없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쨌든 이 세계(우주)는 존재한다. 이 세계가 환상이든 실재이든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하나님도 존재한다. 하나님은 영으로서 존재하며 세계 속에서 늘 다른 차원으로 함께 하신다. 더 정확하게는 세계가 하나님 안에 존재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세계는 하나님 자체가 아니다. 물질이 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나는 범신론을 부정한다. 세계는 하나님과 불리될 수는 없다. 하나님과 이 세계는 하나로 지속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님은 불변하지만 이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속에 있다는 것이다. 그 변화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떻게 변하는지는 과학자들이 파악할 영역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통해서 자신을 드러낸다. 따라서 이 세계는 하나님의 얼굴이며 옷이며 몸짓이다. 인간 또한 하나님을 드러낸다. 동물과 식물과 나무와 들에 핀 꽃과 날아다니는 새와 굴러다니는 돌들도 모두 하나님을 드러낸다. 그리고 인간은 그 드러남을 인간의 감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자역학 관점에서 보면 세상은 파동이다. 인간도 파동이고 나무도 돌도 새도 풀도 모두 파동이다. 인간의 생각도 파동이며 세상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파동이다. 세상이 모두 파동이라는 것은 형체가 없다는 의미이다. 물질도 아니고 에너지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도 인간의 인식 안에서 현실계 내에서의 해석이다. 어쩌면 영원히 인간은 현실계를 넘어 예지계를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도 안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냥 현실계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도 한 방법인지 모른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고 말한 성철 스님의 말도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깨달음 속에서 보고서 말한 것이 아닌가? 이 말 속에서도 물질 자체를 말한 것이라기 보다는 현실계의 나타남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말인 것이다.
이 외에도 풀리지 않는 것들이 많다. 알듯하면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문제가 여전하다. 그래서 늦은 밤 생각의 꼬리는 더 깊어만 간다. 시간이 자정을 넘겼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