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지식으로 다가갈 수 없다. 나도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지금까지 읽은 책은 진리를 발견하는데 있어서 거의 다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는 것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그냥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이 전부이다. 지식이 진리는 아닌 것이다. 지식은 생각을 더 곤고히 한다.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까지 하도록 만든다. 아는 것이 많아서이다. 그래서 더 피곤할 때도 있다. 반면에 진리는 나를 자유케 한다. 쉼을 주고 평화를 준다. 지식과는 딴 판이다.
진리는 늘 체험이 된다. 그 말은 진리는 늘 나와 함께 있다는 것이다. 나와 떨어져 있는 진리는 결국 찾아다녀야 하고, 어딘가에서만 존재하는 진리라면 그것은 더 이상 진리일 수 없는 역설에 마주하게 된다. 진리는 손가락 까딱임 속에서도 존재해야 한다. 진리는 내 숨소리 안에서도 존재해야 한다. 진리는 내 눈빛 속에서도 존재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진리는 늘 체험 속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리를 찾는 사람은 자기 삶에서 진리가 체험되지 않는다. 더 정확히는 체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진리를 찾아 다닌다. 늘 목이 마르고 갈증에 허덕인다. 실은 진리의 우물 속에 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을 알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