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 하나님만 인정하고 다른 신(神)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나도 한 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성경 말씀에서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神)을 섬기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 한 분만 세계의 유일신(神)이지 다른 것들은 신(神)이 아니라는 것이다.
피조물이 절대신이 될 수는 없다. 피조물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神)이라면 절대적인 존재여야 한다. 영원하며, 늘 존재해야 하고, 세계의 근원이 되어야 한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절대자로서의 속성을 모두 갖고 있다. 그래서 신(神)이다. 부처도 절대자로서의 속성을 모두 갖고 있다. 부처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달리 신(神)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절대적인 존재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슬람의 신(神)도 절대자라고 하지만 아직 접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다. 하여튼 절대자라고 하니 절대신이라고 하자.
절대신은 유일신이다. 즉 오직 하나의 신(神)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세 개의 절대자가 있다. 물론 더 있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설명을 하겠다. 어느 신(神)이 진정한 절대자일까? 각기 자신들의 절대자가 유일하다고 말 한다. 내가 이전에 하나님만이 유일신이고 그 외 다른 신(神)을 인정하지 않았던 때처럼.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내일도 그렇게 주장할 것이다. 죽을 때까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고 그럴 생각도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은 그들 자신의 운명이다. 대신에 종교간 분쟁과 싸움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세 개의 절대자가 존재하는 것은 그 만큼 인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나의 절대자를 각기 자신들의 이름으로 부르고 표현하면서도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인들의 선민사상을 봐도 알 수가 있다. 그들만이 선택된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그들 민족의 신(神)을 만든 것이다. 기독교도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의 신(神)에서 이제는 기독교인만의 신(神)이 된 것이다. 같은 하나님이지만 이스라엘의 신(神)은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그렇게 이스라엘에서 기독교로 조각나 버렸다. 이렇듯 종교는 한 분이신 하나님을 조각내고 조각낸다. 시대와 민족을 달리해서 또 다시 하나님은 조각나고 쪼개어진다. 이것이 현상계를 사는 이 세계의 한계가 아닐까? 원죄란 바로 유일신인 하나님을 이렇게 자르고 쪼개서 그 한 조각만을 움켜지고 온전한 하나님이라고 주장하는 인간의 그 마음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