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직관적으로 알려진다. 진리는 책이나 지식 혹은 전통같은 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직관적 통찰이 지혜라면 말이나 정보의 전달은 지식에 불과하다.
깨달은 사람,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비록 종교가 다를지라도 같은 본질을 알고 있기에, 그 본질 속에서 그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하지만 아직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깨달음이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분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진리'를 아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 대해서' 알고 있을 뿐이다. 교회에서 목사나 교사로부터 성경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 하나님이 어떠하다, 진리가 무엇이다 등 많은 정보를 전달받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지식은 살아있지 않은 개념일 뿐이다.
진리를 통찰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늘 분별하고, 진리를 직관적으로 알지 못함으로 인해서 늘 무언가를 참조해야 판가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어떤 말씀이 있더라, 권위있는 목사님이 말씀하셨다더라, 어디에 쓰여져 있다더라, 어떤 사람이 그렇게 말하더라 등 다양한 지식의 경로를 말한다. 즉 스스로 진리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앙과 진리의 기반을 스스로가 아닌 다른 곳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리는 지금 이 순간 직접적으로 감지될 수 있어야 한다. 늘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진리인가? 하나님은 진리이시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이 자각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하나님이 자각되고 있는가? 기도할 때만 느껴지는가? 성경 읽을 때에만 하나님이 느껴지는가? 만약 어떤 행위를 하거나 어떤 상태가 되어야만 하나님이 느껴진다면 그는 아직 거듭나지 않은 사람이다. 즉 진리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지만 하나님을 알지는 못한다.
사실 나도 하나님을 믿는 것과 하나님을 아는 것과의 차이를 잘 알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교육받았고 그렇게 믿어왔다. 성경에도 그렇게 쓰여져 있어서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어릴 때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예수님을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시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고백은 마음의 위로 외에는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는다. 내 삶이 특별히 변화되거나 달라지지도 않는다. 표면적인 변화는 변화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거듭난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듭난다는 것은 내 삶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전의 나라고 하던 인격은 죽어서 없어지고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 거듭났다고 생각하는데 이전의 인격 그대로 삶을 살아간다고 보인다면 그는 거듭난 사람이 아니다. 갑자기 선한 마음이 생기고, 성격이 달라지고, 좀 더 종교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거듭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듭난 것과 변화가 생겼다는 것 사이에 혼동을 할 것 같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신앙을 갖고 변화가 생긴 사람이 99.999...%라면 거듭난 사람은 아주 극소수일 것이란 것이 내 생각이다. 실제로 거듭난 사람이 극소수이다보니 사람들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좀 변화되고 신앙적으로 된 사람을 거듭난 사람으로 오해하고 그것이 모델이 되기 쉽상이다.
지금 나는 거듭난 사람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다.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을 자각하고 있다. 불교와 다른 종교를 알아가는 노력을 한 끝에 그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를 하게 된 것이다. 만약 내가 기독교 안에서 그것을 알려고 했다면 분명 실패를 했을 것이다. 실제로 거듭난 사람을 만날 길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 십 년 신앙생활과 신앙관을 가졌지만 거듭난 사람에 대해서 잘못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도 최근 몇 년에서야 안 것이다. 그것은 지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체험되지 않은 지식은 정말 쓰레기였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단순히 예수님을 나의 구주, 나의 하나님으로 믿고 입으로 시인하는 정도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시인해 봤지만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다. 그것은 삶 자체가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상태는 이전에 살던 삶과 인식체계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대전환이 일어난다. 거듭남에는 죽음과 탄생이 경험된다. 즉 이전까지 살던 인격체의 죽음과 성령으로서의 삶의 탄생이 경험된다. 인격적 실체는 죽고 하나님의 영으로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때에도 인격적 존재가 그대로 남아있다면 그는 거듭난 것이 아니라 그냥 삶에 변화만 좀 감지된 정도이다.
나도 아직 거듭남의 대전환을 체험하지 못했다. 이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것이다. 다만 하나님이 지금 이 순간 바로 자각되고 있음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영적인 진전이 크다고 생각한다. 거듭남은 내가 정말 간전히 원하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 자아가 제대로 죽는 그때에 '성령이 비둘기처럼' 내려올 것이다.
이젠에 내가 거듭났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나 뿐만 아니라 신앙심 있다고 생각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거듭났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참담하면서도 부끄럽다.
참고로, 거듭난 사람은 이전의 인식체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이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로 보여진다. 분별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질서 속에서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인식되기 때문에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바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여진다기 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런 인식체계로 완성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즉 하나님 나라가 누룩처럼 그 영향력이 커져가서 결국에는 완전해지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침노하는 자의 것이란 의미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거듭난 사람은 이 세계가 바로 천국이다. 천국은 결코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