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과 영적 현상은 다르다. 성령 체험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 성령 세례를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 성령이 자신에게 임했다고 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영적 현상을 그 근거로 든다. 성령 체험은 그런 현상들의 경험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때가 되면 바람처럼 사라진다. 반면에 성령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지만 한결같은 공기처럼 늘 자신과 함께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 성령이 경험되는가? 아니면 이런저런 영적 현상이 경험되는가? 성령은 늘 존재감으로 경험이 되지만, 영적 현상은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거나 또은 어떤 심리적 상태로 느껴진다.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기도를 하거나, 방언을 하거나, 성경을 읽거나, 어떤 것을 기억하거나, 어떤 행위를 할 때 오는 여러 현상적인 것을 말한다. 심리적 상태란 평온한 마음, 기쁜 마음, 충족감, 사랑하는 마음 등 여러 심리적 상태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 이런 것들은 때가 되면 사라지는 것들이다. 반면에 성령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영적 현상들이 성령에 의해서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성령 그 자체의 체험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에 의미를 두고 집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따라온다.
기독교에서는 영적 현상을 성령 체험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 그렇다보니 그 현상에 집착하게 만들고, 그것은 현상에 가려진 성령을 더더욱 보지 못하게 한다. 영적 현상들은 성령에 의해서 초대된 손님들이다. 그러니 그냥 인연따라 지나가는 손님처럼 대하면 좋다. 어느 날 왔으니 일을 마치면 떠나기 마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