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세상에 나오셔서 외친 첫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있느니라'였다. 늘 말했던 것처럼 '회개하라'의 진짜 의미는 죄를 회개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의식을 돌이켜라', '마음을 되돌려라'라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복음서를 읽어보면 의식을 되돌리기 위해서 예수님이 하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사도 바울의 방법을 따라서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구원에 이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불교에서 옛 선사들이 후학들에게 깨닫도록 할 때 사용한 방법이 언하대오(言下大悟)였다. 언하대오는 스승이 말씀을 하면 그것을 듣는 중 제자가 크게 깨닫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달마 대사로부터 시작해서 조사선이 그런 방법으로 전해져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예수님도 바로 그 방법을 사용하셨던 것 같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24시간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늘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을 것이다. 천국 비유나 산상수훈 등 예수님이 전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렇게 말씀을 선포하거나 비밀리 비유를 말씀하신 것 모두 말씀을 듣는 중에 제자들이 깨닫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그 외 특별히 제자들이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수행법을 시키거나 기적을 행하신 적이 없다. 다만 끊임없이 깨어있으라 하시고, 말씀을 하시고, 하나님 나라 비유를 말씀하셨다. 이러한 방법은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했던 방법과도 다르지 않다.
나는 바보같이 이제서야 그것을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