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을 보는 것, 깨닫는 것, 견성은 모두 같은 말이다. 본성을 본다는 게 기독교인에게 어떤 의미일까? 불교에서 부처가 되기 위해서 견성한다는데 그것이 기독교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참고로, 요즘엔 불교와 상관없이 본성을 보기 위해서 많이들 명상한다. 특히 서구에서 그런 붐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그 열기가 일어나고 있다.
본성이란 자신 안에 있는 참 존재이다. 그것은 태어나지도 않았고 죽지도 않는 성품이다. 세상을 나타나게 하면서도 그것들로 흐려지지 않는 맑은 성품이다. 그것의 이름은 여러 가지이다. 이름이야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를 수 있으니 여러 가지라도 상관없다. 그런데 그것이 기독교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일반 기독교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설사 목사나 신학자라고 하더라도 단지 기독교적 환경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그것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교리를 수호하도록 훈련받았으니 말이다. 기독교적 교리는 진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리인 양 교육을 받았다면 그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 참 본성의 기독교적 이름은 바로 성령이다. 한국의 진인(眞人) 류영모 선생도 그것을 알았다. 그의 제자 박영호 선생도 알았다. 또 다른 제자인 함석헌 선생은 완전히 아는 데까지는 못 갔지만 알긴 알았던 것 같다. 여기서 알았다는 것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의미이다. 알고 나니 그것이 바로 성령이었다. 내 경험에서도 그것은 성령으로 나타난다. 예수님의 복음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사도 바울의 교리와는 부딪히는 게 많다.
오늘날 기독교를 움직이는 교리는 예수님의 복음이 아니라 사도 바울의 교리이다. 아니라고...? 사도신경을 읊어 보시라. 그러면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알게 될테니. 그러니 기독교인들 중에서 성령으로 거듭나는 사람을 좀처럼 볼 수 없다. 믿음으로 거듭난다는 말에 모두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 아니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단지 믿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의식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