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누나와 통화를 했는데 책을 몇 권 보내 준단다. 오늘 세 권이 도착해서 보니 모두 사후세계에 관련된 책들이다. 형과 아버지가 죽은 후 우리 가족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각자 길을 찾고 있는 중이다. 누나는 누나대로, 나는 나대로 자신이 살아나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엄마와 동생도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깊이 얘기해 보지 않아서 그들의 생각까지는 아직 모른다.
나는 단지 형과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마음공부를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계기가 된 것이지만 더 큰 이유는 진리에 대한 갈망과 건강 악화로 인한 두려움에 대한 극복이었다. 나는 마음공부를 하면서 길을 찾아 나섰고, 한달 전 견성을 하면서 이제 더 이상 갈등하지 않는다. 이제 겨우 겨자씨에 싹이 튼 상황이라 나무 열매가 맺을 때까지 매일 공부해야 한다.
내가 견성한 것은 가까이 사는 친구 한 명 외에는 말하지 않았다. 가족도 모른다. 물론 이곳 <삶의노트>에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지만, 내 지인들 중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음공부를 시작할 무렵부터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일이 년 지날 때쯤에는 아무도 찾지 않았다. 오히려 난 그게 더 좋았다. 괜히 쓸데없이 참견하거나 선입관을 갖게 하는 것보다는 더 나으니까. 차라리 달라진 내 삶을 보고 그들의 생각이 전환된다면 그게 더 효과가 있으니까.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 천재과학자의 감동적인 천국 체험기》을 지금 펼쳤다. 서두에 지난 이백 년 동안의 세계적인 문호와 사상가들의 찬사가 올라와 있었다. 이 사람이 오늘날의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세를 탔던 사람이었다. 그는 유명한 과학자로서 57세에 영적 체험을 하고 그 후 27년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체험을 했단다.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서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지금의 나는 내세를 믿지 않지만 그의 책은 흥미가 있을 것 같다. 누나는 이 책으로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았다. 내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 보내주었는데, 처음에는 싫다고 했다가 한번 읽어 보자는 마음으로 보내달라고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