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을 막 넘긴다. 내가 하는 명상은 알아차림을 통해서 본성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알아차림은 이전부터 해왔었지만 지금의 알아차림은 좀 다르다. 이전에는 알아차려도 피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눈 앞의 세계가 진행되는 것을 그냥 안다는 느낌이 강했다. 지금은 그 변화를 아는 어떤 힘이 제대로 느껴지고 있다. 알아차림 순간 깊은 곳에서부터 그것을 안다는 느낌, 그것이 의식으로 뚫고 나와서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며칠 전 유성천에서 명상을 할 때 한번씩 제대로 느꼈었다. 지금 그 느낌을 다시 느낀다. 어쩌면 그때보다 더 강렬한 것도 같다. 내가 느낌이라는 표현을 써서 감각적 느낌이나 감정을 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그건 아니다. 알아차림 자체에서 느껴지는 힘, 보는 자를 보는 명료함을 말한다. 며칠 동안 마음에서 계속 노래가 흘러 나와서 시끄러웠는데, 감기가 나아가는 지금 마음이 가라앉자 본성이 제대로 고개를 내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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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준비를 하느라 씻고 이를 닦는 동안 평상시 처럼 잡념이 찾아 왔다. 그 상태에서 깨어있음을 잠깐 들어가 봤더니 조금 전과 같은 그런 명확한 힘은 느껴지지 않는다. 확실히 망상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크다. 미세먼지가 대기를 오염시키듯이, 생각은 깨어있음을 흐리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