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째 계속 몸이 힘들고 고달프다. 육체적으로 문제가 생기니 정신적으로도 무리가 간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싫어한다. 어쩔 수 없이 당면한 현실이지만 벗어나려는 마음이 있다. 나라고 그런 마음이 없겠는가. 좀 더 안락하고 평화로운 상태를 갈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힘든 상태를 벗어나려고 할까? 이런 상태를 싫어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결국 고통을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것인데, 고통이란 무엇인가? 이것도 삶의 일부분이 아닌가? 몸과 생각과 감정의 작용일 뿐인데 이 순간 현존하지 못하고 도망가려는 마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있는 그대로 드러나려는 것과 도망가려는 것이 부딪힐 때 갈등과 투쟁과 분리가 일어난다. 삶은 그렇게 쪼개어지고 무력해진다. 순간순간 현존할 때마다 우리는 참본성을 드러낸다. 희노애락이란 단지 명칭에 불과하다. 멀리해야 할 감정도 가까이해야 할 느낌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일어나야 할 느낌이 발생할 뿐이다. 그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다.
예수님도 십자가에 못박히실 것을 아시고 괴로워하셨지만 그것을 피하지 않으셨다. 피눈물로 기도하시고 그 고통을 그대로 받아들이셨다. 막상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에도 그 상황을 회피하거나 거부하지 않으셨다. 삶의 온전함을 드러내는 그대로 다 이루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