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시간 동안 수통골에서 걸어와 내가 자주 명상하던 유성천 벤치에 이르렀다. 커피포터에 담아왔던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유성천을 바라보며 1시간 정도 명상을 했다.
흘러가는 물을 보고, 물결위에 반사되는 빛을 보고, 물오리들의 장난을 보고, 유성천을 거니는 사람들을 보고,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나무 위 새들의 소리를 듣고, 내 마음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를 들었다. 그냥 알아차림 속에 있었다. 한참 그렇게 있다보니 갑자기 눈에 보이는 것이 더 또렷해짐을 느꼈다. 생각은 완전히 보이는 것과 분리된 듯했고, 눈 앞에 펼쳐진 유성천 풍경이 너무 생생하게 움직였다. 그냥 의식만 있었다. 의식 안에서 저 풍경이 그냥 움직였다. 그때 의식 안에서 어떤 힘이 느껴졌다. 유성천의 풍경을 만드는 힘 말이다. 그 힘에 의해서 눈 앞 세상은 순리대로 움직여졌다. 나는 그 힘의 풍경을 지켜볼 뿐이었다. 지난 3년을 지나면서 어제 가장 강렬한 의식을 경험했다.
